'시월드'에 지친 여성들 "명절증후군만 하루 더 늘어나"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아들아, 딸아, 며늘아, 그리고 사위야! 이번 어버이날에는 꽃도 필요 없고 선물도 필요 없다. 5월9일 투표에서 ○○○ 찍는게 선물이다. 알았지?"
8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대선 후보들이 잇따라 노년층 표를 겨냥한 '효도공약'을 공언하고 나선 가운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을 들고 나왔다.
어버이날을 법정공휴일로 지정해 온 가족이 부모님을 찾아뵙고 보살펴 드리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문 후보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에도 노인복지 분야 공약에 5월8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내용을 포함시킨 바 있다.
이 때문에 해마다 5월이면 법(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ㆍ대통령령)을 개정해서라도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얘기가 나왔고, 2014년엔 홍의락 의원 등 국회의원 11명이 어버이날을 공휴일에 포함시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공동 발의하기도 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도 지난해 연구 용역에서 국민들의 여가 시간 확대와 내수 진작 등을 위해 어버이날 등을 신규 공휴일로 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번 공휴일 확대를 둘러싼 논란이 그렇듯,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에 대해서도 시민들은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온라인에선 일부 네티즌들이 "휴일이 아무리 늘어도 쉴 수 있는 사람은 공무원이나 은행원, 일부 대기업 직원 뿐 중소기업 근무자들에겐 쉽지 않다. 좋은 직장 다니는 아들, 딸들만 효도하라는 얘기냐"고 볼멘소리를 냈다.
시댁 위주의 결혼 생활에 지친 여성들은 "명절증후근이 하루 더 늘어날 것"이라고 벌써부터 염려했다. 주부라고 밝힌 한 네티즌는 "고작 하루 어버이날에 친정보다는 시댁이 우선이 될 것이고, 부모님들은 선물에 용돈에, 어쩌면 가족여행까지 기대하실지 모른다"고 손사래를 쳤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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