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청암재단, 기술상 신설
첫 수상자로 김명환 LG화학 소장 선정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21년 동안 '배터리 연구'에만 몸 담아온 기술 장인이 올해 신설된 포스코청암재단 기술상의 첫 주인공이 됐다. 김명환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60)은 "전지산업에 기여할 수 있어서 큰 보람을 느낀다"며 소감을 밝혔다. 일반기업에 소속된 인물이 청암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소장은 소형전지·전기차배터리 분야에서 쌓은 공을 인정받았다. 국내 최초로 리튬이온전지 양산에 성공해 니켈수소전지 중심이었던 2차전지(충전해서 반영구적으로 사용하는 전지) 시장의 흐름을 바꿔놨다. GM·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회사의 전기차에도 그가 만든 배터리가 적용되면서 우리나라의 배터리 경쟁력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했다.


이런 성과가 처음부터 나온 것은 아니었다. 김 소장은 "지난 21년 간의 전지개발 과정을 돌이켜보면 미래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은 끈질긴 도전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1996년 LG화학에서 배터리 연구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여건이 여의치 않았다. 일본의 소니가 리튬이온전지를 처음으로 양산하며 시장을 독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LG 역시 1999년 양산을 시작하자 일본 전지회사들은 30% 이상 가격을 인하해 한국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았다.

당시 회사 내부에서도 "이길 수 없는 사업을 괜히 시작한 것 아니냐"며 사업을 철수해야한다는 의견이 팽배했다. 김 소장은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 고개를 들고 다니지 못했다"면서 "전지기술을 힘들게 개발한 것이 허무하게 사라질까 안타까운 마음이 가장 컸다"고 전했다. 적자가 계속됐지만 구본무 회장의 지지에 힘입어 연구를 이어갈 수 있었고 마침내 10년 만인 2007년 배터리 사업은 흑자로 돌아섰다.


다음 도전은 전기차배터리였다. 김 소장은 늦게 시작해 고전했던 소형전지 사업에서의 경험을 밑거름 삼아 전기차배터리는 남들 보다 먼저 개발에 나섰다. LG화학은 2005년 자동차용 전지연구소를 만들어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갔다.


당시 시장은 도요타의 프리우스에 적용된 니켈수소전지가 이끌고 있었다. 하지만 2009년부터 현대차와 GM의 하이브리드 전기차에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리튬이온전지가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주도권이 LG화학으로 넘어왔다. 가장 많은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시장을 리드하게 된 것이다. LG화학은 2015년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네비건트리서치가 선정된 자동차용 리튬이온전지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차지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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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소장은 "처음 전지개발을 시작했을 때는 어려움이 닥쳐도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어 힘들었는데 이렇게 전지산업에 기여할 수 있게 돼서 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는 후배들의 어려움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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