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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人]제빵왕의 도전…허영인 SPC그룹 회장, '빵'넘어 '외식'으로 영토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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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식품종합기업으로 도약 준비
허영인 SPC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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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굳이 자력으로 밥상을 차릴 필요없이, 이미 잘 차려진 한 상차림에 배부르게 지낼 수 있었다. 1981년 삼립식품 대표를 맡으며 부친인 고(故) 허창성 창업회장에서 사업을 물려받을 때만해도 삼립식품은 국내서 제빵기업으로 자리를 잡은 상태였다. 개척하기보다 기존의 것을 누리는 것이 더 익숙할 법한 오너 2세로 태어났지만,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직접 손에 밀가루를 묻혀가며 제빵기술을 배웠다. 그를 성장시킨 건 8할이 '도전'이었다.

"세계를 무대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자."
나이 일흔에도 그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제빵왕'이라는 별칭까지 붙으며 국내 제빵업계를 선도했던 허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이같이 선포했다.

이러한 허 회장의 의지는 최근 외식사업으로 외형을 확장하고 있는 SPC그룹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SPC그룹은 그동안 쌓아온 제빵기술과 매장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제빵전문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식품종합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삼립식품 창립 71주년을 맞아 SPC삼립으로 사명을 변경한 이후, 외식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것.

올해는 SPC그룹의 10번째 외식브랜드인 파인 캐주얼 샐러드 전문점, '피그인더가든'을 론칭했다. 최근 직장인들과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채식 식단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에 주목했다. 샐러드도 식사처럼 맛있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건강한 포만감'을 내세워 8000~1만원대에 샐러드 도시락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지난해 7월 성공적으로 론칭한 쉐이크쉑이 해외의 유명 브랜드를 들여온 경우라면, 피그인더가든은 SPC그룹이 자체적으로 개발해 선보이는 브랜드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샐러드 메뉴는 그동안 파리바게뜨를 비롯해 SPC그룹의 레스토랑에서 판매하고 있던 브랜드였지만, 이를 한 자리에 모아 '샐러드전문점'에서 판매하기로 한 것은 그만큼 외식 카테고리를 확장하려는 허 회장의 의지가 담겨있다.

SPC그룹에서 외식사업으로 분류가 가능한 브랜드는 총 10개 브랜드. 이중 쉐이크쉑과 라브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그룹 내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브랜드다. 2007년 문을 연 퀸즈파크를 비롯해 2008년 라그릴리아, 2009년 라뜰리에, 2012년 스트리트, 2013년 베라, 2014년 그릭슈바인, 2016년 하이면 우동과 올해 피그인더가든에 이르기까지 거의 매년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해 온 셈이다.

해외 유명 브랜드를 국내 소개하거나 기존에 있던 브랜드를 인수해 키우며 덩치를 키워갈법도 하지만, 허 회장은 '자력'으로 브랜드 개발에 매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장(長)'이 아니라 '장(匠)'이길 원했던 허 회장의 선택을 보면 예상가능한 방향이다.

허 회장이 삼립식품 대표를 맡은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유학이었다. 국내에서 경영수업을 받는 게 낫지 않냐는 주변 만류에도 허 회장은 미국 캔자스시티에 있는 미국제빵학교(AIB)에 입학, 1년 6개월간 제빵재료 선별에서부터 반죽, 데코레이션 등의 제빵기술을 익혔다. 이후 1983년 삼립식품의 10분의 1규모였던 계열사 샤니 대표로 시작, 부도가 난 삼립식품을 끌어안고 국내 1위 제빵전문기업으로 키우기까지 칠십 평생 그의 삶은 '도전'과 '개척'이었다.

종합식품기업으로 두 번째 퀀텀점프를 앞둔 SPC그룹은 자체 개발 외식 브랜드들을 내세워 2025년까지 외식 사업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하고, 2030년까지 전체 매출 20조원을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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