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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소득 大해부]잔치의 이면…저소득층 고통은 숨어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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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지난해 5인 이상 사업체에서 일하는 상용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342만5000원으로 전년도보다 3.8% 증가했다. 2013년(3.9%) 이후 3년만에 상승률이 최대다. 물가지수를 반영한 실질임금 증가율 역시 2.8%로, 2012년 이후 최대다.

하지만 지난해 경제와 가계 상황을 생각하면 '파괴적 풍요'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로 낮았음에도 불구, 지난해 전체 가구의 소비지출은 오히려 0.5% 감소했다. 임금액이 증가하고 소비자물가도 낮았는데 가구가 소비를 줄였다는 건 결코 심리만으로 설명하기 힘들다.
통계당국은 통계수치와 현실이 따로 노는 이유를 '평균의 함정'으로 설명한다. 모든 구성원들의 수치를 더해 중간값을 내는 과정에서 개개인과의 괴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근로자간 양극화가 심각할수록 괴리는 더욱 커진다. 지난해 근로자간 월평균 임금격차는 215만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 위화감의 근본 원인은 양극화일 가능성이 높다.

고용노동부가 사업체 임금 통계에서 집계하지 않는 '숨은 근로자들'도 위화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집계에서 제외되는 이들은 ▲건설업체에 고용되지 않고 최종 하도급자에게 소속된 근로자 ▲보모, 파출부 등 가정에 고용된 가사서비스업 종사자 ▲제조업 내 가내도급자 ▲포장마차, 노점상 등 고정사업장 없이 사업을 영위하는 자가 고용한 근로자 ▲농림어업부문의 가구 소속 근로자 ▲창업 준비 중이거나 장기 휴업 중인 사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 등이다.

최근 몇 년 새 국내 경제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되며 이런 근로자들은 빠르게 증가했지만, 통계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월 평균 342만원을 받는 근로자의 삶은 이들에게는 뜬구름 잡는 소리다. 대부분이 소득 하위 분위에 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득 하위 20%의 1분위 가구나 하위 40%의 2분위 가구의 수치를 들여다보면 이들의 삶을 눈대중으로나마 짐작할 수 있다. 1분위 근로자가구의 월 근로소득은 지난해 평균 152만5200원으로, 전년대비 3.4% 감소했다. 1분위의 근로소득이 연간 기준으로 감소한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2분위 근로자가구의 월 근로소득 역시 지난해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득이 줄거나 정체되면서 1분위, 2분위 근로자가구는 허리띠를 졸라맸다. 지난해 1분위 근로자가구의 소비지출은 2.6% 줄었고, 2분위의 소비지출은 전년과 동일한 수준에서 머물렀다. 한쪽에서는 임금상승률이 3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다른 한 쪽에서는 '쓸 돈이 없다'며 아우성치는 게 현실이다. 반면 각각 상위 20%, 상위 40%인 5분위와 4분위 근로자가구의 소비지출은 2.2%, 1.7% 증가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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