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제품?…'베끼기'에 멍드는 식품업계
고질적 베끼기 논란, 인기제품 유행주기 짧아지는 역효과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식음료업계에 고질적인 디자인 베끼기 논란이 또다시 일고 있다. 한 제품이 인기를 끌면 해당 제품을 따라 만드는 '미투'(Me-too·모방) 제품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일시적으로 미투 제품이 원조를 넘는 매출을 올리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에 남는 제품은 원조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과도한 미투제품 범람은 소비자들이 느끼는 피로감을 더해 유행주기를 짧게 만드는 역효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지난달 초 식품 제조업체인 다이식품의 바나나맛젤리가 자사의 바나나맛우유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법원에 제조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다이식품이 지난달 내놓은 바나나맛젤리의 포장지가 바나나맛 우유의 트레이드 마크인 용기 디자인을 따라해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게 빙그레 측의 설명이다.
빙그레는 다이식품과 함께 유통 판매원인 한국금차도와 총판을 맡고 있는 준인터내셔널에 대해서도 유통을 금지하는 내용증명과 가처분 소송을 신청했으며 단독으로 제품을 판매 중인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대해서도 판매 중지를 요청한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바나나맛젤리는 단순한 미투제품을 넘어 베끼기가 명백하다고 본다"며 "바나나맛 우유는 40년 이상 이어온 빙그레의 대표 제품으로 대표 브랜드를 침해한다고 판단해 법적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의 베끼기 논란은 해마다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롯데제과는 오리온이 리뉴얼한 더 자일리톨의 제품 용기 디자인이 자사의 ‘자일리톨’ 제품과 유사하다며 디자인 사용을 중지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오리온에 보냈다. 이에 오리온 측은 “문제 될 것이 없다”며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하겠다”고 반박했다.
2015년에는 샘표와 대상 청정원이 파스타 제품 콘셉트를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이밖에도 롯데 초코파이의 원조는 오리온 초코파이고, 팔도의 ‘불낙볶음면’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따라해 만든 제품이다.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 인기를 끌자 수미칩 허니머스타드, 허니버터 감자스틱, 허니통통 등 미투 제품이 한때 40여개까지 생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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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에 베끼기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에는 투자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수익이 어느 정도 보장되고 시장진입이 수월하다는 것이 손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과도한 베끼기 마케팅은 결과적으로 유행의 수명을 짧게 만드는 현상을 초래한다"며 "단기적으로는 이익을 끌지 몰라도 양질의 제품 개발에 힘을 쏟는 것이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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