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년 전 인천 청라매립 노역자들 보상 요구…"토지분배 약속 안지켜"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50여년 전 인천 청라국제도시 매립에 참여했던 노역자들과 원주민들이 정부에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청라매립지 보상대책위원회는 24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의 청라국제도시는 1964년 정부의 자조근로사업으로 영세 노역자들이 피땀 흘러 땅을 매립해
탄생했다"며 "하지만 당시 정부는 노역자들에게 매립한 땅을 배분해주기로 해놓고 아직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청라 공유수면 매립은 'CARE'라는 국제민간단체와 정부가 지원하는 난민 정착사업이자 자조근로사업이었다. 정부가 양곡과 물자 등을 지원하는 대신 공사에 참여한 노역자들에게 매립한 땅을 나눠주는 조건이었다.
이에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2000여명의 영세 노동자들은 1969년 정부의 '자조근로 사업시행요령'에 의해 당시 인천 북구청장(현 서구청)과 토지분배계약을 맺고 1인당 9900㎡의 땅을 배분받기로 약속받았다.
노동자들은 1964년부터 1971년까지 7년 동안 율도~장금도~문첨도~청라도~일도~장도~경서동까지 6830m에 이르는 둑막이 공사를 했으며 여의도 면적(290만㎡) 4.5배에 달하는 1296만㎡를 매립했다.
그러나 최초 매립면허권자에서 1980년 동아건설산업㈜에 매립권이 넘어간 과정에서 노역자들에 대한 땅 분배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대책위는 "정부가 청라 매립 준공을 두 달 앞두고 매립지 용도를 변경했고, 매립면허권이 동아건설산업에 넘어가면서 주민들이 쌓아올린 매립지 일대를 차지했다"며 "하지만 정부는 이 과정에서 노역자들을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지난 2007년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으나 1·2심에서 모두 패소했으며 최근 대법원에서도 기각됐다.
2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은 "이들이 청라매립지 매립공사에 참여한 사정은 엿보이나 노역자들의 명부, 계약서 등의 확인이 불가해 보상을 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대책위가 2000여명의 노역자 명단이 적힌 명부 사본을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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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는 "1971년 한 고위직의 지시로 당시 사업 총무를 맡았던 A씨가 명부를 불태워 원본은 현재 없는 상태"라며 "A씨의 증언을 토대로 다른 증거를 채집, 재심을 청구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청라국제도시 매립사업은 '수탈의 역사'"라며 "정부와 인천시는 과거사 진상조사를 통해 청라원주민과 매립에 참여한 노역자들에 대한 보상대책을 세워야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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