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채권발행 최대…빚더미 기업들 불안
절반 이상이 회사채
M&A붐으로 자금조달 늘어
美 긴축에 금리 오르며 부담 확대
"亞 기업들 성장모델 수정해야 할 것"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올해 전 세계 국가·기업들의 채권 발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마이너스 금리 등 초저금리 환경을 이용해 적극적인 자금조달에 나선 것인데 미국의 긴축을 계기로 가계는 물론 기업의 부채 상환 부담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발행된 채권은 6조6200억달러로 지난 2006년 세운 역대 최대치를 넘어섰다. 이 중 절반이 넘는 3조6000억달러가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였다. 이는 작년보다 8% 늘어난 것이다. 나머지는 정부나 공공기업, 국제기구 등이 발행한 채권들이었고 주택저당증권(MBS), 커버드본드 등 금융기관의 자산을 담보로 발행된 채권 등도 포함됐다. 각국 정부가 정기적인 입찰을 통해 발행하는 국채는 집계에서 제외됐다.
FT는 일본과 유럽의 지속적인 양적완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신중한 금리인상 분위기 등이 국가와 기업의 자금조달 의지를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앞두고 대규모 채권발행을 단행한 기업들이 많았다. 세계 최대 맥주회사 AB인베브가 사브밀러 인수 대금 마련을 위해 올해 초 단행한 460억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에는 2배가 넘는 11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460억달러의 발행액은 지난 2013년 미국 통신업체 버라이즌이 발행한 490억달러 이후 역대 두번째로 큰 규모다. 지난 5월 미국 PC제조사 델은 200억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마이너스로 떨어진 국채가 늘어나고 있던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우량기업의 채권 발행에 투자 수요가 몰린 것도 채권 발행을 부추겼다. 국가별로는 일본과 중국에서의 채권 발행이 각각 전년보다 30%, 23% 늘어나는 등 아시아 국가들의 적극적인 자금조달이 눈에 띄었다.
핌코의 스콧 매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역사적으로 낮은 금리와 자금조달 비용 하락이 기업들의 레버리지 확대 욕구를 부추겼다"면서 "향후 경기 하강이나 신용문제가 싹틀 수 있는 씨앗을 심어놓은 셈"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감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으로 채권 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을 경고하고 있다. 강달러로 외채가 많은 국가들의 상환 부담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지난 7월 역대 최저치인 1.32%를 기록했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2.56%까지 상승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11월 이후 채권시장을 떠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대전환' 흐름도 빨라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대선 이후 신흥국 기업들의 채권 발행 연기나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저렴한 자금조달에 의지해온 아시아 기업들의 성장 모델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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