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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이 정보는 10초 후에 파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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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연구팀, 소량의 물에도 녹는 보안용 메모리 소자 개발

▲10초 내에 물에 녹는 메로리 소자가 개발됐다.[사진제공=카이스트]

▲10초 내에 물에 녹는 메로리 소자가 개발됐다.[사진제공=카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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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 누군가 도어록을 열려고 합니다. 비밀번호를 세 번 잘못 누릅니다. 도어록에서 경고성 멘트가 흘러나옵니다.

"비밀번호를 연속적으로 잘못 누르셨습니다. 이 시스템은 10초 후에 자동 파괴됩니다."

카이스트(KAIST) 연구팀이 10초 안에 물에 녹는 보안용 메모리 소자를 개발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웨어러블 기기 등의 개인 정보를 빠르게 폐기할 수 있는 차세대 보안용 메모리 소자로 응용이 가능합니다. 시스템을 구축할 때 소량의 물을 함께 탑재해 비밀번호를 연속적으로 잘못 누르거나 혹은 외부의 침입을 탐지했을 때 물을 흘려 폐기시키는 시스템입니다.
웨어러블 소자를 입고 다니다 폐기할 때도 물에 넣기만 하면 저장돼 있던 정보가 모두 폐기됩니다. 다만 자신의 잘못으로도 시스템이 파괴될 수 있는 단점은 있습니다.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양규 교수 연구팀은 물에 녹여 빠르게 폐기할 수 있는 보안용 메모리 소자를 내놓았습니다. 이번 보안용 비휘발성 저항변화메모리(Resistive Random Access Memory, RRAM)는 물에 쉽게 녹는 종이비누(Solid Sodium Glycerine : SSG) 위에 잉크젯 인쇄 기법을 통해 제작했습니다. 소량의 물로 약 10초 이내에 용해시켜 저장된 정보를 파기시킬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저장된 정보를 안정적으로 오랫동안 유지하는 능력이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의 성능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였습니다. 최근 사물인터넷 시대로 접어들면서 언제 어디서든 정보를 쉽게 공유할 수 있게 돼 정보 저장뿐 아니라 정보 유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보안용 반도체 개발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용해 가능한 메모리 소자, 종이 기판을 이용해 불에 태우는 보안용 소자 등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용해 가능한 소자는 파기에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고 불에 태우는 기술은 점화 장치와 고온의 열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물에 매우 빠르게 반응해 녹는 SSG 기판 위에 메모리 소자를 제작해 용해 시간을 수 초 내로 줄이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메모리 소자는 알칼리 금속 원소인 소듐(Sodium)과 글리세린(Glycerine)을 주성분으로 하고 친수성기를 가져 소량의 물에 반응해 분해됩니다. 용해 가능한 전자소자는 열과 수분에 취약할 수 있어 공정 조건이 매우 중요합니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잉크젯 인쇄 기법을 통해 최적화된 점성과 열처리 조건으로 금속 전극을 상온과 상압에서 증착했습니다.

메모리 소자의 특성을 결정하는 저항변화층(Resistive Switching Layer)인 산화하프늄(HfO2)도 우수한 메모리 특성을 얻도록 150도 이하의 저온에서 증착했습니다. 이를 통해 평상시 습도에서는 안정적이면서도 소량의 물에서만 반응하는 소자를 제작했습니다.

배학열 박사과정 연구원이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12월6일자 온라인 판(논문명:Physically transient memory on a rapidly dissoluble paper for security application)에 실렸습니다. 배학열 박사과정 연구원은 "이 기술은 저항변화메모리 소자를 이용해 기존 실리콘 기판 기반의 기술 대비 10분의1 수준의 저비용으로 제작 가능하다"며 "소량의 물로 빠르게 폐기할 수 있어 앞으로 보안용 소자로 응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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