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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외교에 이어 국방까지…위험수위 넘나드는 G2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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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외교에 이어 국방까지…위험수위 넘나드는 G2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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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잇단 도발로 시작된 미국과 중국 간 팽팽한 기싸움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하기 전부터 양국의 갈등은 통상·외교에 이어 민감한 안보 분야까지 번진 데다 대응 강도 역시 세지고 있다.

이번에는 중국이 먼저 미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남중국해 필리핀 인근 해역에서 미국 해군의 무인 수중 드론을 처음으로 나포하면서다. 양국은 사건 발생 이틀 만에 반환 합의를 이끌어내며 사건은 일단락했으나 미국을 향한 중국의 이례적인 군사적 도발을 두고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여기에 연일 계속되는 트럼프의 거친 언행은 양국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19일(현지시간) "중국이 미군 수중 드론을 압수한 것은 자국 때리기에 나선 트럼프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깬 트럼프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시각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니 글레이저 고문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드론 압수는 중국군 일개 사령관이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군을 장악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을 잘 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시 주석의 지시로 이뤄졌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미국 국방부와 중국 당국이 드론 반환에 합의하면서 사건은 잠잠해지는 듯했으나 트럼프가 트위터에 중국을 자극하는 글을 올리면서 분위기는 또 다시 얼어붙었다. 트럼프는 "중국 당국과의 직접 접촉을 통해 남중국해 공해상에서 중국이 불법적으로 드론을 나포한 것에 대해 정식으로 항의한 뒤 반환 합의가 이뤄졌다"는 미국 국방부 성명 발표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중국에 그들이 훔친 드론을 돌려받기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야 한다. 그들이 갖도록 놔두라"면서 보복을 시사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의 이 같은 언급은 양국 관계가 매우 불확실한 상황에서 드론 반환 합의를 통해 긴장 심화를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 지적했다. 트론 반환에는 10여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간 설전도 점입가경이다. 존 매케인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은 18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드론 나포 사건은) 중대한 국제법 위반 행위"라고 주장한 반면 장저신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원 연구원은 SCMP를 통해 "중국은 영유권 다툼이 있는 해상에서 우발적인 군사적 접촉 시 대응하는 국제적 지침인 '우발적 충돌 방지 기준(CUES)'에 수중 드론을 포함하는 방안을 미국 측과 협의해야 한다"며 에둘러 맞섰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평을 통해 "한 달 내 백악관에 입성하는 트럼프는 슈퍼파워(미국)를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 아직도 감각이 없는 것 같다"라며 "트럼프는 양국 관계를 '아이들 장난'으로 여기고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가 강경하게 나온다면 우리도 더 이상 자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명백히 알릴 것이며 중미 관계의 마지노선을 훼손한다면 미국 역시 엄청난 손실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중국 관변학자의 입을 빌어 "외교 분야에 경험이 없는 트럼프가 중미 관계에 더 많은 대립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이번 수중 드론 사건이 이를 증명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국방대학의 마강 교수는 "이번 수중 드론을 운용한 미국 해군 함정 보우디치함은 2002년 이래 중국 연안을 조사해온 악명 높은 정찰함"이라면서 "해양 데이터는 함정 배치나 잠수함 이동 경로, 전투 계획에 있어 중요하기 때문에 중국 해군이 과거 보우디치함의 전력을 고려해 의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마 교수는 이어 "외교 문외한인 트럼프가 중국의 영토 보존을 계속 침해한다면 양국 간 마찰은 늘 것"이라며 "결국 트럼프는 중국의 주권에 대해 절대 협상할 수 없다는 비싼 교훈을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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