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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후폭풍]'역전'·'회생'·'남행' 승부수 적중…12조원 전쟁 불붙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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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면세대전 현대百, 롯데, 신세계 선정
"서울 관광지도 확 바뀐다"…내년 싼커 겨냥 강남서 줄줄이 오픈
관세청 특허심사 '고무줄 기준' 뒷말도…정치권, 후폭풍 예고

롯데면세점 음악분수 조감도

롯데면세점 음악분수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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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김현정 기자]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역전 드라마'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기사회생(起死回生)', 정유경 신세계그룹 총괄사장의 '남진 성공'. 지난 17일 막을 내린 3차 면세대전 성적표를 한 마디로 요약한 것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이 지난 17일 충남 천안시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진행한 3차 서울시내 대기업 면세점 특허심사 결과, 현대백화점면세점(801.50점)과 롯데면세점(800.10점), 신세계디에프(769.60점)가 추가 사업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특허를 잃은 SK워커힐면세점 부활에 나선 SK네트웍스는 면세 사업권을 완전히 잃었고, 2호점 도전에 나선 HDC신라면세점도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이번 3차 신규 입찰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막판까지 특허심사 중단 가능성이 점쳐졌던 만큼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한 복안으로 해석된다.

◆강남시대 활짝 = 면세점 업계는 바야흐로 '강남 시대'를 맞게됐다. 이번에 선정된 세 곳 모두 내년부터 서울 강남에서 면세점을 개장하면 현재 명동을 비롯한 한강 이북지역에 몰려있는 면세점 수요가 강남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차 면세점 경쟁에서 탈락한 뒤 재수에 성공한 현대면세점은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새 둥지를 틀고,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 페점한 잠실 월드타워점을 다시 오픈한다. 신세계는 서초동 센트럴시티에서 시내면세점 2호점을 새롭게 연다.

이들 세 곳 모두 중국인 개별관광객(싼커)을 겨냥, 교통의 요충지에 들어선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또 국내를 대표하는 세 기업의 핵심사업인 쇼핑몰 한 복판에서 문을 연다. 현재 고궁과 남산타워 등 단체 관광객 중심의 서울 관광지도가 마천루가 즐비한 강남지역의 쇼핑타운으로 확장되는 셈이다. 이들 신규사업자도 강남 관광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강남권 관광 인프라에 거액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비슷하다. 롯데면세점은 5년간 2조3000억원을, 신세계면세점은 3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현대백화점은 사회공헌으로 500억원투자를 공언했다.
이같은 투자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외국인 개별 자유 관광객의 방한을 촉진, 강북에 집중된 관광객을 강남으로 분산시키는 효과가 기대된다. 한국관광공사의 '2015년 외래 관광객 실태 조사'에 따르면 서초ㆍ강남권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2012년부터 최근까지 연평균 19% 성장했고, 지난해 440만명이 찾았다. 이들의 88%는 개별 자유 관광객이다.
신세계면세점 센트럴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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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면세점 시장은 올해 12조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면세점 전체매출은 지난해 9조1984원에서 지난 10월 10조원을 이미 돌파했다. 내년에는 13조원의 매출이 기대된다. 유통업계 빅3가 면세점 시장에서 격돌하면서 30여년간 유지되온 롯데-신라의 양강구도가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면세시장 점유율은 롯데가 54.9%, 신라면세점(HDC신라면세점 포함) 35.9% 등으로 압도적이다. 올해 새로 문을 연 신규면세점들은 신세계 5.66% 등 한자릿수 점유율이다. 하지만 현대백화점의 경우 백화점 업계 매출 2위인 만큼 럭셔리 브랜드 유치 등 유통 노하우를 접목시킨 시너지가 기대되고, 신세계디에프는 인천공항점과 부산점, 서울 명동점에 이어 강남 진출로 면세 사업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절대 강자'로 꼽히는 롯데의 경우 월드타워점의 부활로 세계 면세시장에서 2위 사업자로 부상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상품구성(MD)과 바잉파워를 무장한 유통업체들이 모두 면세사업에 진출하면서 현재 시장구조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에도 깜깜이 심사 논란…반발 확산 = 관세청이 투명성 제고를 위해 총점을 포함한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사업자 선정 결과를 공개했지만, '깜깜이 심사'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앞서 제기된 비선실세ㆍ뇌물 의혹을 최대한 비켜나가는 데 초점을 맞춘 결과를 내놓으면서 오히려 정치 논리가 지나치게 개입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관세청은 투명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번 심사 결과와 총점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롯데면세점, 신세계디에프 등 선정된 3개 기업에 한해서지만 각 평가 항목에 대한 체점 내역을 세세하게 공개했다. 현대백화점이 총점 801.50점으로 1위를 차지하며 시장 진입에 성공했고 롯데와 신세계는 각각 800.10, 769.60으로 2, 3위를 기록하며 특허권 획득에 성공했다.
[면세점 후폭풍]'역전'·'회생'·'남행' 승부수 적중…12조원 전쟁 불붙었다(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그러나 관세청은 점수만 공개했을 뿐 평가 배경 등 부연설명까지는 내놓지 못했다.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는 현대백화점이 사업의 지속가능성(120점 만점) 부분에서 113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점은 업계에서 가장 의아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7월 진행된 1차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 현재와 같은 무역센터점을 부지로 입찰에 나섰다가 당시 7개 입찰 기업 가운데 7위를 기록한 바 있다. 입찰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비선실세 개입 의혹이 제기된 재단에 돈을 출연하지 않았다는 정치적 배경이 이번 심사에 작용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국내 1위 사업자인 롯데면세점은 사업의 지속가능성 108.33점을 받았다. 또한 대규모 복합 쇼핑몰인 월드타워를 통한 다양한 사회활동 및 2조원이 넘는 투자계획 발표에도 불구하고 경제사회발전 기여도는 70점 만점에 31.67점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당초 15명 안팎으로 예상됐던 심사위원단이 큰 폭 축소된 11명 규모로 꾸려진 것에 대한 뒷말도 무성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심사위원단은 교수, 공무원, 연구기관 연구원, 시민단체 활동가, 전문자격사 등으로 사전에 구성된 약 1000명의 심사위원 선정 풀에서 전산 프로그램에 따라 11명이 무작위로 선정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당초 15명 가량이 선정됐으나 이 중 일부 인원이 이를 고사하면서 위원단이 11명 규모로 조직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최근의 탄핵 및 특검 정국에 부담을 느끼거나 개인적인 입장을 들며 일부 의원은 심사위원 역임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단 명단 역시 비공개 방침을 밝히면서 이들이 면세점 시장을 잘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인지 여부도 현재로서는 검증하기 어렵게 됐다.

정치권 역시 이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18일 특검에서 현재진행형으로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데도, 심사ㆍ발표를 강행한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대기업들 대부분이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해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섣부르게 사업자를 선정한 것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관세청은 지난해 12월까지만해도 '전혀 검토한 바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뒤집고 올해 4월 신규면세점 추가 사업자 선정(대기업 3개)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재계의 독대와 거액의 재단 출연 등이 연관돼 있다고 주장했지만, 관세청은 '이 전부터 검토했지만 확정되지 않은 사안이었을 뿐'이라고 관련 의혹을 일축한 바 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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