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유무효, 사실상 특검 손에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유무효를 사실상 '최순실 특별검사팀'이 가리게 됐다. 관련 재판을 진행중인 법원이 특검의 수사 결과를 판단에 참고하겠다며 이미 종료된 변론을 재개하고 선고를 미루면서다. 지난해 7월 논란 속에 이뤄진 양사의 합병이 원점으로 돌아온 셈이다.

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함종식 부장판사)는 삼성물산의 옛 주주였던 일성신약 등이 제기한 '합병 무효확인 청구소송' 변론을 다시 열기로 최근 결정했다. 재판부는 당초 오는 15일에 선고를 할 예정이었다. 재판부는 합병과 관련한 특검의 수사 결과를 토대로 추가 심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음 변론기일을 내년 3월20일로 지정했다. 박영수 특검의 수사가능 기간(최장 120일)을 고려하면 재판부는 이번 수사를 상당한 수준의 판단 기준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박 특검은 삼성이 박근혜 대통령을 등에 업은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에게 거액을 직접지원하고 '최순실 재단'에 출연을 한 것의 대가로 합병이 성사됐는지를 들여다볼 방침이다.

박 특검팀은 이를 규명하기 위해 당시 시가를 기준으로 산출된 1대 0.35의 합병 비율이 제일모직 최대 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총수 일가에게 유리하고 삼성물산 일반 주주들에게는 불리했다는 분석을 먼저 따져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 지분 10%를 보유해 1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이 합병찬성 입장을 내면서 합병은 가까스로 성사됐다.

국민연금은 당시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결권전문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내부 투자위원회만 개최해 찬성을 결정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국내외의 의결권 자문사들은 대부분 삼성물산 합병 반대를 국민연금에 권고했다.
양사의 합병은 이 부회장으로의 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한 절차였다고 의심받는다. 이 부회장 입장에선 경영권 승계를 위해 보건복지부 등 소관 정부부처나 청와대를 움직일 필요가 있었고, 이 때문에 최씨 등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줄을 댄 것이 아니냐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부당한 결정 때문에 주주로서 손해를 입었다며 합병 무효소송을 제기한 일성신약 윤석근 대표는 이와 관련해 지난 6일 국회 청문회에서 "삼성물산 측에서 합병에 찬성해달라는 얘기를 하면서 국민연금은 (얘기가) 다 됐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같은 자리에서 의혹을 부인했다.

특정 사건과 이에 따른 재판부의 변론재개 결정으로 사안이 일거에 제자리로 돌아온 것을 두고 법원 안팎에선 '우스운 일'이라는 취지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당시 다수 언론이 합병을 강력하게 지지했던 사실과 관련해서다.

수도권 법원의 한 고위 판사는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이 이해득실에 따라 합병에 반대하면서) 합병에 반대하면 거의 매국노로 몰리는 분위기 아니었느냐"면서 "그 때는 여러 의혹이 없어서 그랬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