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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人] 바람 잘 날 없는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최종수정 2016.11.28 13:52 기사입력 2016.11.2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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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안팎서 공과 논란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2년 만의 컴백. 지난 9월29일 산업은행 자회사로 새출발하는 HMM 수장에 유창근 전 인천항만공사 사장이 취임하자 '예상대로'라는 게 안팎의 평이었다. 그는 1986년 현대상선에 입사해 30년 넘게 해운업계에서 일한 정통 해운맨이었다.

2012년 11월부터 2014년 3월까지 현대상선 사장을 지냈고 2014년부터는 인천항만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해외 영업, 컨테이너, 항만 등에서 탄탄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었고, 해운업계에서 그만한 중량감을 찾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도 존재했다. 그랬던 만큼 무너져가는 한국 해운산업 위기를 정면돌파할 인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취임 61일.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적지 않다. 회사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그의 공과(功過) 논란이 뜨겁다. 특히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매각 입찰 경쟁에서 대한해운에 밀린 것이 결정적이었다. 법원은 지난 14일 한진해운 미주노선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대한해운을 선정하며 '입찰가와 고용승계 등의 항목에서 현대상선보다 우월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입찰가 등이 구체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상선이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가격으로 '1달러'를 써 낸 것이 고배를 마신 결정적인 이유라고 평가했다. 한진해운의 주요 자산이었던 롱비치터미널 인수가로 1달러를 적어내면서 법원의 괘씸죄를 샀다는 것이다. 롱비치터미널을 담보로 한 단기차입금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라 부채를 제외한 실제가치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고 판단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자충수'였다.

시급한 현안인 '2M' 가입 여부도 오리무중이다. 현대상선은 애초 내년 4월부터 공동운항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이달 내 2M과 본계약 체결을 완료할 예정이었지만 협상에 이견을 보이면서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 더딘 협상에 일각에서는 불발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 해운전문지 JOC는 2M 회원사인 머스크가 최근 화주들에게 보낸 설명문을 인용해 현대상선이 2M에 가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대상선은 "사실과 다르다"며 가입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지만,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당초 2M 가입을 통해 선복량 확대를 노렸으나 2M이 협력범위는 줄이면서 선대를 늘리지 않는 등 각종 제약조건을 내걸고 있는 탓이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2M이 미주노선 점유율을 직접 확대할 수 있게 되면서 현대상선과의 협력이 필요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그같은 복잡한 양상은 협상의 무거운 분위기로 이어졌고, 예측불허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잇단 고난으로 인한 직원들의 사기 하락은 당장 유 사장이 풀어가야 할 숙제다. 유 사장 취임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실망과 좌절감을 표출하는 구성원들이 적지 않다. 내부 블라인드 게시판에는 직원들의 하소연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한 직원은 "계속 버틴 주니어인데 미래가 없는 회사 같아 이직을 고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다른 직원은 "지금의 윗사람들을 보면 미래가 쉬이 그려지지는 않는다"면서 "자기자랑과 IT레퍼토리, 레포트 훈계 등이 무한반복되고 있다"며 그의 경영방식을 비꼬기도 했다.

유 사장은 신입사원으로 출발해 현대상선 사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유 사장 재임 시절 현대상선이 경영 위기를 맞았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해양수산부 퇴직 고위관료의 전관예우 자리인 인천항만공사 사장에 올랐고, 다시 현대상선 수장으로 귀환했다. 일각에서는 '행운아'라거나 '든든한 배경'을 언급하기도 한다. 현대상선의 운명, 나아가 대한민국 해운업의 명운과 함께 하는 그로서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신의 한수'가 절실해보인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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