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떠나 씁쓸한 두산밥캣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하반기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의 양대산맥으로 관심이 모아졌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두산밥캣이 상장 이후 엇갈린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두산밥캣도 출발은 좋았다. '트럼프 당선'이라는 호재로 공모가(3만원)보다 높은 시초가(3만6000원)가 형성되며 장초반 8% 넘게 급등했고, 첫날 거래량도 2000만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3배 많아 흥행이 예상됐으나 이틀째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시총은 3조4586억원으로 67위에 머물러 있다.
이들의 희비가 갈린 것은 외국인 수급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장 이후 이들에 대한 매매주체별 수급 동향을 보면 개인 '매수', 기관 '매도'인 점은 같지만 외국인은 서로 달랐다.
이에 대해 두산밥캣 관계자는 "유통되는 주식 중 58%가 외국인으로 외국인 지분율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상장 첫날 이미 공모가 대비 20% 높은 시초가를 형성해 수익 실현을 하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장 이후 주가를 계속 끌어올릴만한 '재료'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엔 있었으나 두산밥캣은 눈에 띌만한 게 없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 이후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글로벌 지수 조기편입이라는 호재가 일부 고평가 논란을 상쇄했지만 두산밥캣은 트럼프 외에 별다른 이슈는 없었다.
이 같은 행보는 사실 IPO 청약시장에서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일반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45대 1을 기록해 어려운 상황에서 나름 선방했지만 두산밥캣은 0.29대 1에 그쳐 공모액의 3분의 1도 채우지 못했다. 때마침 트럼프 당선으로 기관이 남은 두산밥캣 물량을 받아가긴 했으나 싸늘한 투자심리를 이미 확인한 이후였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밥캣의 주요 제품인 스키드스티어 로더(SSL)와 컴팩트트랙로더(CTL)의 경우 사실 건축과 농업 등이 주 용도다"면서 "인프라 건설에도 부수적 장비로 활용되긴 하겠지만 아직 투자 계획이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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