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최근 증시 부진으로 전환사채(CB)의 전환가액과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행사가격이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CB나 BW 행사가격이 낮아지면 그만큼 전환될 주식수가 늘어나 고스란히 물량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CB와 BW 등 주식연계채권을 발행한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해 권리행사 기준가를 조정하는 것을 '리픽싱(Refixing)'이라고 한다. 유ㆍ무상증자나 합병 등으로 주식수가 변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발생해도 리픽싱이 이뤄진다. 발행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개월마다 주가 흐름을 따져 조정 여부를 정한다. 최근 1개월ㆍ1주일ㆍ최근일 가중평균주가를 산술평균한 가격과 최근일 가중평균주가 중 높은 가격이 기존 행사가액보다 낮을 경우 그 가격이 새로운 행사가액이 된다.
자동차 부품업체 지코는 이달 들어서만 주가 하락으로 CB 전환가액을 두차례나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1월5일 20억원 규모로 발행한 CB의 전환가(965원)가 최근 주가보다 현저히 높아서다. 국내외 정치리스크에 따른 패닉장에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두 차례에 걸쳐 각각 7.6%, 14.5% 급락하자 지난 2일 전환가액을 868원으로 낮춘 이후 일주일도 채 안돼 다시 847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전환가액이 낮아질수록 그만큼 발행 가능한 주식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또 값싸진 틈을 타 CB와 BW의 권리행사를 하는 경우 소유지분 변동으로 갑자기 최대주주가 바뀌는 경우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증시가 급락하는 상황에선 전환가액을 낮추는 횟수가 잦은데 이는 기존 주주들에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기도 한다"며 "권리가 행사될 경우 지분변동에 따른 경영 혼란 등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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