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식품 매출 성장률 두드러져
외식 감소로 식료품 소매판매 7.5~ 10%늘 수 있어
향후 외식비율 지속적으로 낮아질 가능성 있어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집밥이 부활하고 있다. 귀가 시간이 빨라지면서 외식보다 집에서 직접 밥을 해먹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청탁금지법 시행 후 한 달간 대형마트의 식료품 매출 성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분석한 결과 이마트의 경우 지난 10월 식품 매출이 두 자릿수대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되며, 롯데마트 역시 10월의 식품 매출 신장률이 1~ 9월의 그것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의 식소비 지출은 2015년 기준 166조원으로 이 중 정확히 절반인 83조원이 식료품 소매판매, 나머지 절반인 83조원이 외식산업 매출로 구성된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국내 외식업 매출 영향조사'에 따르면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외식업 매출은 평균 24.9% 하락했다. 통상 외식매출에서 식재료비의 비중이 30~ 40%인 것을 감안 시, 식료품 소매판매는 약 7.5~ 10% 성장하는 반사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이 연구원은 예상했다.
또 가정용 식재료는 외식용 식재료보다 단가가 높고, 가정간편식(HMR)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이 많아 실제 성장률은 당사의 단순계산치보다 더 높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국내 유통업태별 식품의 매출비중을 보면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87%로 가장 높고, 대형마트 53%, 백화점 15%, 온라인 10%, 편의점 6%(음료 매출 등을 제외하고 식사로 대용될 수 있는 프레쉬푸드군만 포함)순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향후 식료품 매출이 10% 성장한다고 가정할 시, 이로 인한 각 업태별 매출 성장 기여도는 SSM8.7%, 대형마트 5.3%, 백화점 1.5%, 온라인 1%, 편의점 0.6%로 분석된다"며 "실제 이마트는 지난달 신선식품이 10%대 성장을 기록하며 기존점 성장률이 5%에 육박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청탁금지법 시행 초기라 시간이 지날수록 외식 매출이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일각의 견해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 연구원은 "근로자들의 저녁 있는 삶에 대한욕구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외식에서 집밥으로의 식소비생활의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의 전체 식소비에서 외식이 차지하는 비율은 50%이지만, 일본은 이 비율이 35%로 낮으며, 미국 역시 45%로 외식 비율이 낮다"며 "흥미로운 것은 일본이 이 비율이 1997년 40%로 정점을 찍은 후 2014년 35%까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에 있다는 것으로 반드시 청탁금지법이 아니더라도 장기 경기침체와 1인 가구화 등으로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트렌드를 따라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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