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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일단 아무것도 하지마라"...김영란法 대혼란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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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국민권익위원회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준비를 위해 73명의 인력을 요청했지만, 정부에서 고작 5명만 늘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권익위로부터 확인한 바에 따르면 애초 권익위는 지난달 28일 시행되는 김영란법을 준비 등을 위해 5개 과(課) 73명으로 구성된 '청탁방지국' 신설을 행정자치부에 요구했다. 하지만 행자부는 2018년까지 1개 과 9명이 이 업무를 맡도록 결정하고, 올해에는 5명 증원키로 했다.
김영란법이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엇은 합법이고, 무엇은 불법인지'를 두고서 아직까지 혼란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권익위가 정부에 요구한 인력 증원 계획이 막히자, 대한민국을 대개조한다는 김영란법 발효 시점까지 단 9명(과장 1명 포함)으로 구성된 임시 T/F에서 시행령 제정부터 6800여건에 달하는 민원·문의 처리를 도맡게 된 것이다.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유권해석, 각종 문의사항이 있을 때마다 권익위에 통화가 안 되거나, 답변이 늦다는 지적, 해석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왔던 것은 실상 심각한 수준의 인력 부족이 원인이었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에도 권익위의 업무 병목현상은 여전히 위험 수준이다. 지난달 28일 시행 이후 이번 달 3일까지 6일간 권익위에는 2147건의 상담 및 질의를 받았다. 하루 평균 358건의 질의가 들어온 것이다. 이 때문에 해당 T/F에서는 대형 로펌에서조차 난감해하는 사안에 대해 한 사람이 하루 40건을 맡아 처리하게 됐다. 이들이 결정하는 내용은 법률에 대한 해석 즉 유권해석부터 향후 법의 집행기준, 판례 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들이다. 당연히 한 건 처리에만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문제들이다. 이런 이유로 해당 T/F는 이미 상담 외의 업무는 올스톱 된 상태다.
최 의원실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김영란법 시행 이후에도 문의 또는 유권해석 업무가 폭주하고 있어서 권익위는 타부서나 다른 부처 가용 인원까지 모두 동원해 김영란법 업무에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심각 단계를 넘어선 민원 업무는 계속 늘고만 있다.

권익위가 사실상 김영란법 상담 업무만으로도 벅찬 상황에 부닥치면서 일반 국민의 불편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미 일선 기관, 기업들에서는 김영란법과 관련해 사전 교육 등을 실시했지만 '일단 아무것도 하지 마라', '관련 유권해석이 명확히 나올 때까지 무조건 조심해야 한다' 등의 지적들이 나왔다. 가능한 것과 가능하지 않은 것의 기준은 여전히 불분명한 사안들이 산적한 실정이다.

최 의원은 "법률이 제정되고 난 후 발효까지 1년6개월이라는 충분한 준비 시간이 있었지만, 정부는 고작 9명으로 T/F만으로 시행령을 준비하고 7000여 건에 달하는 민원을 처리하게 하는 등, 준비에 소홀한 모습을 보여왔다"면서 "그 결과 올 7월에야 시행령 내용을 확정하고 해설서를 공개해, 법 해석을 놓고 많은 사회적 논란을 낳는 등 혼란을 자초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최 의원은 "소관 부처의 73명 충원 요청에 5명만을 배정해주는 이 정부가 과연 청탁을 근절하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있기는 한 건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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