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비상사태 준하는 상황…4강 외교 시의적절했다는 평가도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께서 러시아와 중국, 라오스에서 각국 정상들을 만나 북핵불용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밀어부친 것"이라며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내용을 언급하며 "미국이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 억제를 제공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정은에 대해 "권력 유지를 위해 국제사회와 주변국의 어떠한 이야기도 듣지 않겠다는 김정은의 정신상태는 통제불능"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박 대통령이 북핵불용외교를 펼치며 북한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이를 비웃듯 핵실험을 강행한 것도 청와대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또 다른 관계자는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 직전에 러시아와 중국, 미국, 일본 등 4강 정상을 모두 만나 북핵을 용납할 수 없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북핵불용이라는 순방성과를 더욱 부각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이 이날 귀국 직후 안보상황점검회의에서 "유엔 안보리 차원의 강력한 새로운 결의채택을 포함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사용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더욱 강력히 압박하겠다"고 자신있게 밝힌 것 역시 4강 외교의 성과라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은 애초 이날 밤 11시께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의 5차 핵실험 감행으로 일정을 3시간30분가량 앞당겨 저녁 7시30분께 도착했다.
귀국에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30분(현지시간) 라오스 현지에서 수행 중인 참모들과 함께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히 비판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및 양자 차원 추가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라오스 현지에서 에어포스원에 탑승 중이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긴급 전화통화를 했으며 귀국 직후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유엔 안보리 차원의 새로운 조치 등에서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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