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등 쏠림현상 심화될땐 고분양가 논란 커질 듯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한국은행이 9일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수준인 1.25%로 내리자 부동산 시장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우선 최근 한 풀 꺾인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력을 되찾고 무주택자들은 낮은 대출금리를 활용해 내 집 마련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시중 유동자금의 부동산 쏠림 현상이 증폭돼 강남 재건축의 고분양가 논란, 양극화 심화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특히 기준금리 완화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금보다 낮게 조정될 전망이다. 이는 주택매입 수요를 촉진하는 요인이다. 연리 2%대 후반에서 2%대 중반까지 낮아질 수 있다.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 뿐 아니라 수도권 상가도 투자처를 찾지 못한 여유자금이 유입돼 가격이 크게 올랐다"면서 "상가 공급이 추가로 이뤄질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어서 높은 가격에도 상가가 팔려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낮은 금리를 레버리지로 삼은 투자가 활기를 띠며 품귀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문제는 후폭풍이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는 투자자 뿐 아니라 실수요자들의 소비 심리를 자극해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 신규 주택 공급이 단기적으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신규 분양이 증가하면 대기 수요가 늘어 재고 주택시장이 얼어붙고 향후 공급과잉에 따른 거래둔화, 양극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효과가 시장에 긍정적으로 나타나기 위해선 대출 규제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전문위원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건 가계부채 감축보다 경기 부양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때문"이라며 "금리 인하 효과가 시장에 제대로 나타나게 하기 위해선 주택담보대출의 거치기간을 1~3년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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