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전해진 일본 최대 철강회사 신일철주금과 4위 업체 닛신제강의 합병 발표도 단순한 인수합병이기 보다는 구조조정의 사례로 해석된다. 신일철주금이 보유한 닛신 지분 8.3%를 51%로 늘리기로 한 것은 중국 철강업체들의 과잉생산으로 인한 사업 환경 악화를 돌파하기 위해 경쟁관계를 협력관계로 전환한 사례이다. 양사는 합병으로 인해 원료 조달비, 설비 투자비 등 연간 2000억엔(약 2155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비부정 스캔들로 휘청이던 미쓰비시(三菱)자동차는 일본 닛산(日産)자동차에 인수되면서 한숨을 돌렸다. 2000년 리콜 은폐 사태 때와 달리 미쓰비시 계열사들의 지원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협력사였던 닛산이 손을 내민 것이다. 닛산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아시아 지역에서 미쓰비시의 브랜드 파워를 지렛대로 활용, 매출을 늘릴 수 있는데다 세계 선두권으로 도약할 발판도 얻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판매한 자동차 대수는 852만대로, 미쓰비시자동차(125만대)와 합하면 977만대로 1000만대에 육박한다. 2위인 폭스바겐과 3위인 제너럴모터스(GM)와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이번 인수를 통해 카를로스 곤 닛산 최고경영자(CEO)는 '1000만대 클럽' 진입 티켓을 손에 넣었다"고 평가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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