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한국은행은 19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의 1.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0.25%포인트 떨어진 후 10개월째 동결됐다.
이날 금통위의 결정은 대외 경제 불확실성에 금융시장의 안정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해외에서 통화완화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지만 효과가 없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완화적 통화정책이 경기부양 효과가 없으며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침체에 대응할 정책 여력과 수단이 사라졌다는 우려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이 총재와 다수의 금통위원들이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클 때 통화정책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경기인식을 그동안 보여왔던 만큼 기준금리를 내려 경기부양을 하기보다는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한 후 통화정책 카드를 사용할 적기를 찾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지난 17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경제상황이 불확실할 때 섣불리 통화정책을 쓰는 건 위험하다. 대외여건이 안정적일 때 통화정책의 효과가 있다"며 "대외여건이 불확실할 땐 정책 여력을 아껴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가계대출이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2월부터 여신심사를 강화했지만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가계부채가 1200조를 넘어선 상황에서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경우 정작 경기부양 효과는 없고, 가계부채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난 것이다.
하성근, 정해방, 정순원, 문우식 위원 등 현 금통위원 4명이 이번 금통위를 마지막으로 교체된다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원들이 임기가 종료되는 상황에서 갑작스런 변화를 주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편, 이날 오후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GDP) 전망 수정치를 발표한다. 한은은 지난 1월 올해 GDP 성장률을 3.0%로 예상했으나 1분기 실적이 예상과 달리 부진해 2%대로 떨어질 거란 예측이 대부분이다. 이 총재는 "1분기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당초(3.0%)보다 성장률 전망치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며 "중요한 것은 2분기 이후 경기 흐름"이라고 말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뜻을 내비쳤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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