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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금융 알파고'…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을 잡아라

최종수정 2016.04.14 15:57 기사입력 2016.04.1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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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증권사 랩어카운트 상품 잇달아 출시…규제 대폭 완화·은행까지 가세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김원규 기자]금융권이 이른바 '금융 알파고'라고 불리는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를 둘러싸고 치열한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증권사는 로봇 전문 투자자문사와 손을 잡고 잇달아 랩어카운트, 펀드 추천서비스, 종목 추천서비스 등을 내놓고 있고 이에 질세라 주요 시중은행들도 로버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속속 내놓기 시작했다.

14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 현대증권에 이어 한국투자증권이 로보어드바이저에 기초한 랩어카운트 상품을 출시했다. NH투자증권 지난해 자체개발한 QV로버어카운트 베타버전을 기초로 이달 말 랩어카운트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자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컴퓨터의 특정 프로그램이 사람의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투자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자산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랩어카운트 상품 출시가 잇따르는 배경은 로보어드바이저를 기반으로 하는 일임형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전문자산관리사에게 맡겼던 기존 랩어카운트(수수료 1~2%)에 비해 로보어드바이저(0.25~0.5%)는 보다 저렴한 수수료 체계를 적용해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랩어카운트는 전문자산관리사가 투자자의 성향을 파악해 투자자가 맡긴 투자금을 배분하고 투자할 종목을 추천하는 종합자산관리서비스다.

더욱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한해온 법령도 대폭 완화될 예정이어서 로봇 자산관리 시장을 둔 선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간접 자문형 금융투자상품으로 제한됐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자문은 물론 일임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되기 때문. 그간 일부 자문사들이 빅데이터와 투자알고리즘을 활용한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으나 활용범위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특히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규정 등 관련 법령이 투자자와 직접 대면하는 프론트 오피스(Front Office)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할 수 없도록 했다.

금융당국은 사람으로 한정한 전문 인력의 범위를 확대하고 단계적으로 로버어드바이저의 비대면 자문계약과 일임계약을 허용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투자가가 온라인으로 로보어드바이저와 자문계약과 일임계약을 맺고 투자금을 맡기는 게 가능해진다.
가장 적극적인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일 '신한명품 밸류시스 자문형 로보랩'을 내놨다. 로봇 전문자문사인 밸류시스템투자자문의 '아이로보' 포트폴리오를 활용한다. 아이로보는 개별 종목의 과거 지표를 분석해 매매 타이밍을 잡는 '머신 러닝' 기법을 기반으로 한다. 이에 앞서 현대증권 2월 머신 러닝 기법을 기반으로 한 일임형 랩인 '현대 able 로보랩'을 출시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최종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사람이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어드바이저 지원형 방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디멘젼', '쿼터백', '밸류시스템' 등 3곳의 전문 투자자문사의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한국투자로보랩'을 내놨다. 투자자는 3개의 자문사가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등 투자대상을 서로 달리 구성하고 있어 자신의 성향에 맞춰 가입할 수 있다. 대우증권은 '디셈버앤컴퍼니', '밸류투자자문' 등 4곳의 전문 투자자문사가 제공하는 7가지 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을 내놨다.

4개의 전문 자문사와 협력하고 있는 NH투자증권은 4월말 이후 자체 개발한 QV로보어카운트를 기초로 한 랩어카운트 상품과 함께 자동으로 펀드매매와 리밸런싱이 가능한 '디셈버 펀드랩'을 잇달아 내놓을 에정이다. 삼성증권 역시 자체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을 특허 출원하고 새로운 랩어카운트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증권사에 이어 시중 은행도 자산관리서비스에 로보어드바이저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증권사의 일임형 랩어카운트 등에 비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국한돼 로보어드바이저 활용 폭이 제한적이지만, 은행의 일임형 시장 허용으로 업권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자체개발한 '사이버 PB' 서비스를 시작했다. ISA에 접목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겠다는 게 목표다. 올해 하반기에는 일반적인 투자부터 은퇴설계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밖에 IBK기업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도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포트폴리오 제공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신한은행은 이미 'S로보 플러스'라는 명칭으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저변 확대는 결국 종합자산관리서비스가 가능한 일임형 랩어카운트가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온라인을 통한 일임계약까지 허용되면 자산관리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김원규 기자 wkk09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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