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쁨의 '색수어필(色手語筆)' - 밤의 괴물, 릴리트 이야기
‘릴리트’는 유대 신화에 나오는 존재로, 이브 이전에 있었던 아담의 첫 부인이다. ’밤의 괴물‘이라는 의미를 지닌 릴리트는 잠든 남자와 정을 통하는 악령이다.
성서의 이브는 아담의 갈비뼈로 만들었지만, 릴리트는 아담처럼 흙으로 빚었다고 한다. 문제는 릴리트를 빚을 때 흙이 조금 모자라 성기를 얼굴에 붙일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릴리트는 입을 통해 성적 쾌락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영락 없이 <목구멍 깊숙이>의 린다 러브레이스와 닮은꼴이다.
이 여자는 아기도 낳지 않고 영원히 허기를 느끼며 사내를 갈구한다. 남자에게 복종하기 싫었던 릴리트가 야반도주해버리자, 신은 하는 수 없이 아담의 부속 하나를 꺼내 착한 이브를 창조한다. 이브는 가정을 꾸리고 지키는 여자의 전형이 되었고, 집을 나간 릴리트는 밤마다 사내의 성기 주변을 맴돌며 목구멍 깊숙이 자신이 필요로 하는 정(精)을 빨아들인다.
세상의 아담에게는 보통 사랑을 해주는 ‘둘째 부인‘ 이브와 마우스 서비스에 뛰어난 ’첫 부인‘ 릴리트, 이렇게 두 명의 아내가 무의식에 저장되어 있다는 말이다. 서양엔 음담패설도 꽤 '신화적'이다.
이기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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