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제화, 무지외반 신발 5배 증량
에스콰이아, 伊수입 스니커즈 판매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1954년 서울 서대문에 문을 연 금강제화는 수제화가 대부분이었던 60년대부터 국내 제화업체 중 처음으로 굿이어 웰트 생산시설을 갖추고 기성화를 만들었다. 굿이어 웰트는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가죽 끈과 실을 이용해 갑피와 밑창을 꿰매는 공법이다. 이후 광화문에 매장을 내고 세련된 디자인과 품질력으로 소비자들에게 주목받았다. 봄과 가을 정기세일이면 구두를 사기 위해 기다리던 사람들에 밀려 매장 유리창이 깨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1961년 서울 명동에 자본금 150만원·9명의 직원과 판매원 3명으로 출발한 에스콰이아는 2000년에는 2000여명의 임직원이 일하는 토털 패션기업으로 성장했다. 에스콰이아 구두는 이탈리아 국제피혁제품 경진대회에서 오스카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1981년에는 제화업계 최초로 수출 1000만달러탑도 수상했다.
제화업계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체 신발 시장규모는 성장하고 있지만 제화시장은 오히려 쪼그라드는 추세다. 토종 제화업체는 제화 시장에서 살아남으려고 노후화된 브랜드 이미지 벗기에 한창이다. 젊은 층을 겨냥해 디자인과 기능성을 강화한 제품을 내놓는가 하면 마케팅을 강화해 인지도도 높이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발 시장은 2005년 3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5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제화시장규모는 2005년 2조원에서 지난해 1조2000억원으로 급감했다.
고어사와 협업을 통해 개발한 리갈, 랜드로바 고어텍스 서라운드 라인도 강화한다. 신발 내피와 바닥창에 방수, 투습 기능이 뛰어난 고어텍스 멤브레인 소재를 사용해 발에서 나는 땀과 열기는 배출하고 외부 습기는 차단해 장시간 착화시에도 쾌적함이 유지되는 것이 특징이다. 쾌적한 발, 편안한 착용감 등의 기능을 원하는 직장 여성들의 요청에 따라 다음달 랜드로바 여성 캐주얼화에 고어텍스 서라운드를 접목한 신상품을 출시한다.
젊은 층 대상으로 패션성이 강화된 제품도 내놨다. 갑피에는 젊은 층이 선호하는 Y팁과 윙팁을 기본으로 구두 곳곳에 캐주얼화를 적용했다. 기능성에는 굿이어 웰트 제법과 미끄러움 방지 기능이 있는 비브람솔을 적용한 리갈 201 신규 라인을 내놨다.
형지에스콰이아는 어려운 시장환경에도 성장을 목표로 공격 경영에 나선다. 올해 매출목표를 13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매출액(600억원)보다 217% 늘린 수치다. 주요 타깃 고객도 30~40대에서 20~40대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에스콰이아는 지난해 11월 브랜드별 매장 인테리어 콘셉트를 다시 설정했고 백화점 매장도 늘렸다. 백화점 매장은 지난해 말 77개에서 이달 100개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184개였던 대리점 수도 3개월 만에 43개 추가했다.
디자인 역량도 강화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제도를 도입해 홍승한 디자이너를 영입했다. 홍 디자이너는 1994년 도쿄 컬렉션에서 주목받기 시작, 매해 서울컬렉션에 참가하며 활동 중이다.
수제화에 적용되는 고급 공법과 자재의 질을 높여 고급화 시장에도 도전장을 냈다. 브랜드 가치에 민감은 젊은 프리미엄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최근 최고급화 라인인 알쿠노를 출시했다. 캐주얼 라인을 강화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직수입한 이탈리아브랜드 스니커즈를 판매키로 했다.
인기 연예인을 기용, 마케팅 역량도 강화했다. 15년 만에 박서준을 신규 모델로 기용, 광고 캠페인을 전개했다. 광고모델을 활용한 다양한 소비자 이벤트, 프로모션 등 진행하며 소비자와 소통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제화업계 관계자는 "수입 브랜드까지 합세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내 제화시장에서 토종 브랜드들이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중ㆍ장년층에게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와 구매율을 높이고, 젊은 층에는 딱딱한 신발이라는 구두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 제화시장의 확대를 이뤄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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