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만약 애플이 테러범의 아이폰을 해킹하라는 FBI의 요구사항을 들어준다면 이는 미국이 경찰국가(police state)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애플 변호인이 밝혔다.
27일(현지시간) 해외 IT 전문매체인 더 넥스트 웹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 변호사 테드 올슨은 "애플이 FBI에 굴복하면 미국은 경찰국가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애플이 만약 FBI의 이번 요구사항을 들어준다면 이는 법원이 다른 사건에도 이 케이스를 적용해 언제든지 비슷한 요구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슨 변호사는 앞서 지난 21일 ABC의 '디스 위크'에 출연해서도 비슷한 주장을 한 바 있다. 그는 "애플 아이폰의 보안기능을 해제하는 것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수백 개의 다른 법원들과 다른 나라 정부들에도 FBI의 요구가 전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FBI는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발생한 무슬림 부부의 총기난사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범인의 아이폰 보안체계를 뚫지 못해 수사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FBI는 아이폰의 보안을 해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애플에 요구해왔다.
애플은 FBI의 요청을 취소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소장을 최근 미국 연방법원에 제출했다. 공판은 오는 3월22일에 열릴 예정이다.
팀 쿡 애플 CEO는 현재까지 FBI의 이같은 요구를 거절해오고 있다. 쿡은 "미국 정부가 애플이 우리 고객의 보안을 위협하는 전에 없는 조처를 받아들이라고 요구해오고 있다"며 이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법원은 아이폰의 보안을 피할 수 있는 새로운 운영 시스템을 만들어 용의자의 아이폰에 설치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는 우리 회사가 갖고 있지도 않으며 개발하기에 너무 위험한 것을 만들라는 요구"라고 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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