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불사했던 헤지펀드들에 50억달러 지불키로
채무 상환 문제로 아르헨티나 정부와 가장 격렬하게 다퉜던 미국 헤지펀드들이 채무 상환 조건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아르헨티나 대선을 통해 새로운 우파 정부가 출범한 것이 양 측의 지루한 싸움을 끝낼 수 있는 전환점이 됐다. 새로 출범한 마우리시오 마크리 정권이 전임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정권과 달리 디폴트 채권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헤지펀드측 변호사는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 항소법원에서 진행된 심리에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아우렐리우스 캐피털을 포함한 4개 헤지펀드들이 아르헨티나 정부와 논의한 채무 상환 조건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4개 헤지펀드에 총 50억달러를 지불하는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50억달러는 헤지펀드들이 아르헨티나 정부가 자신들에게 빚졌다고 주장하는 금액의 약 70% 수준이라고 저널은 설명했다.
아르헨티나는 2001년 국가 부도 사태를 맞았다. 디폴트 이후 아르헨티나 정부는 애초 채권 원리금 상환을 거부하고 2005년과 2010년 원금을 대폭 삭감한 새로운 채권으로 교환하는 제안을 채권단에 제시했다. 대부분 채권단이 아르헨티나의 채권 교환 조건을 수용했지만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아우렐리우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등 일부는 이를 거부했다. 이들은 수년간의 소송을 통해 2014년 미국 법원에서 아르헨티나 정부가 애초 약속했던 원리금을 모두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전임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정부는 미 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미국 헤지펀드들에 원리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앞서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달 초 이탈리아 채권단과도 채권 상환 조건에 합의한 바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탈리아 채권단에는 원금 9억달러에 50%의 이자를 더해 총 13억5000만달러를 지급키로 합의했다. 애초 이탈리아 채권단이 원한 금액은 25억달러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