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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제 도입' 국내은행, 노조에 막혀 지지부진

최종수정 2016.01.27 11:10 기사입력 2016.01.2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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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 개인성과평과제·씨티 전문계약직 전환 등 이미 시작했는데…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금융권의 화두인 성과제 도입과 관련해 외국계와 국내 은행의 행보가 대조적이다. 외국계의 경우 2011년을 전후해 글로벌 그룹 차원에서 개인성과평가시스템을 도입했고 호봉제의 연봉제 전환이 일찌감치 이뤄졌다. 그에 반해 국내 시중은행들은 노동조합의 반발에 부딪혀 성과주의 도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SC은행은 작년말 4년만에 뽑는 공채 신입행원 50명에 연봉제를 적용키로 했다. 이들에겐 직무에 따라 팀별 개인평가를 통해 매년 연봉인상률을 산정한다. 연초에 세운 영업목표가 연봉인상의 기준이다. 한국씨티은행도 2급이상인 부장과 임원은 연봉제, 3급 이하는 호봉제로 분류해 임금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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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SC은행의 성과연봉제 직원은 전체 인력의 절반 수준이다. 금융권 전체 호봉제 직원 비율이 91.8%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호봉제 직원비율이 낮은 편이다. SC은행 관계자는 "연봉제의 대부분은 부장급인데 팀장급도 원하면 연봉제로 전환할 수 있다"면서 "개인성과평가시스템이 마련돼 있어 라인 매니저와 직원이 성과 목표를 세우고 협의와 최종평가를 통해 성과급으로 연동되는 시스템을 2011년부터 해왔다"고 설명했다.
2011년 당시 리차드 힐 행장은 "비용이 수익을 초과하는 구조가 되지 않으려면 성과주의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며 전 직원 대상의 연봉제 전환 카드를 제시한 바 있다. 노조의 반발로 전 직원 대상 연봉제 전환은 무산됐지만 현재는 각각 절반정도의 비율로 연봉제와 호봉제를 적용받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본점의 일부 부서장을 전문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소비자금융 부문을 대상으로 성과가 좋고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부서장에게 전환을 제안하고, 해당 부서장이 수락하면 호봉사원에서 전문계약직으로 바꾸게 된다. 전환을 추진하는 대상은 본점 부서장 53명 가운데 13명이다.

한국씨티은행은 통합초기인 2004년부터 부장급 이상 직원들을 중심으로 성과급 체계를 만들었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모그룹 차원에서 성과급을 도입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어 오래전부터 고위직급은 연봉제를 적용해왔다"면서 "외국계은행의 경우 이미 모회사 차원에서 성과주의가 일부 정착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의 성과주의 도입은 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8일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끝낸 KB국민은행은 직급별 기본급 상한제(페이밴드) 확대와 개인성과제 도입은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합의를 하지 못했다.

지난달 24일 임단협을 마무리한 우리은행 노사 역시 개인평가제도 도입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노사는 TF를 구성하고 성과주의 도입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도 나기수 신임 노조위원장이 성과주의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어 노사 합의가 도출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도 최근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당선된 유주선 위원장이 '개인별 성과평가제도 도입 저지 및 축소'를 핵심공약으로 내건 바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계은행은 성과평가 시스템에 대한 글로벌 모기업 차원의 요구가 있어서 4~5년 전부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어느정도 정착된 측면이 있지만 국내은행의 경우 그렇지 않다"면서 "성과제 시스템이 전면도입 된다면 외국계은행의 사례처럼 노조와 사측간의 내홍이 상당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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