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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새로운 수출대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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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세종취재본부팀장

조영주 세종취재본부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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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이 힘들긴 힘든가 보다. 경제부총리와 주무부처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수출증대를 외치고 있고, 국무총리는 새해벽두 첫 현장방문지로 인천신항 부두를 찾았다. 우리 경제의 주춧돌인 수출이 휘청이면서 성장엔진이 빠르게 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주력 산업의 경쟁력 저하는 산업ㆍ기업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새해 첫 일정으로 인천신항 부두를 선택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수출부진에 대한 정부의 걱정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그는 현장에서 "무역 1조달러를 다시 달성할 수 있도록 수출 증대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고, 며칠 뒤에는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우수 중소기업 대표들을 초청해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다.
박근혜정부의 '3기 경제팀'은 지난 13일 출범과 함께 '수출 회복'을 첫 번째 경제정책 과제로 꼽았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첫 외부일정으로 수출현장인 평택항을 방문했다. 유 부총리는 "수출이 어렵고 해서 (첫 현장방문 지역으로) 여러 군데 생각하다가 수출현장을 돌아봐야겠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주무부처 수장인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얼굴은 비장해 보인다. 취임식을 하기도 전에 수출현장에 달려갔다. 13일 부천시의 제약포장기계 수출기업을 방문한 데 이어 취임 이튿날에는 안산시의 유아용품 기업을 찾았다. 15일에는 자동차, 바이오의약, 탄소섬유 등 신산업 8대 분야 기업 관계자들과 '융합신산업 분야 간담회'를 열었고, 일요일인 17일에는 반도체전문업체, 인천공항을 연이어 방문하는 등 그야말로 수출에 '올인'했다.

올들어 수출환경을 보면 악재와 불확실성이 겹겹이 쌓여가고 있다. 중국 금융시장은 혼돈에 빠졌고, 현지 기업들의 연쇄 부도사태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로 추락하면서 신흥국의 경제위기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풀리면서 중동붐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란의 원유 수출 재개로 유가 하락 압력은 더욱 커져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는 "올해 하반기에는 유가가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최근 변수가 너무 많이 생겨 전망하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렵다"고 했다.
올해 초 내놓은 '전년대비 2.1% 수출 확대'라는 정부 전망도 달성하기에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한국은행은 올해 녹록지 않은 수출환경을 감안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에서 3.0%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역규모 1조달러 달성에 실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조만간 수출확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FTA 발효 2년차가 된 중국ㆍ베트남ㆍ뉴질랜드 등에 전략적인 수출지원 대책을 짜고, 고성장이 예상되는 인도ㆍ이란시장 진출도 도와야 한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우리 주력산업은 이미 일본의 가격경쟁력과 중국의 기술력 사이에 낀 '신(新) 넛크래커' 신세로 전락했다.

정부가 단기 대책으로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도와줄 수는 있지만, 경쟁력 확보는 기업 스스로의 몫이다. 지금의 수출 부진을 정부의 탓으로만 돌릴 수도 없다. 말의 고삐를 쥐고 맑은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지만 억지로 물을 먹일 수는 없는 일이다. 말이 스스로 맑은 물가를 찾을 줄도 알아야 한다. 지금은 목이 마르되 물이 보이지 않는다.

세종청사 공무원 사이에는 "주 장관을 산업부로 보낸 것이 최선의 수출대책"이라는 말이 돈다. '불도저'로 불리는 그의 추진력과 치밀함이 수출 회복에는 적임이라는 말이다. 유 부총리와 주 장관이 말에게 물을 먹이기 위해 채찍과 당근을 어떻게 활용할지 궁금해진다.





조영주 세종취재본부팀장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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