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유럽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사형을 당했던 인물이 43년만에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권순일)는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노수 교수와 김규남 의원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박 교수와 김 의원은 이른바 '유럽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1970년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됐다. 1972년 7월 사형이 집행됐고, 이들은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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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간첩단 사건은 1960년대 '동백림(동베를린) 사건' 직후 발생한 사건으로 조작 논란에 휩싸였던 사안이다. 박 교수와 김 의원 등이 간첩활동을 했다는 혐의가 논란의 초점이다.

박 교수는 케임브리지대학에 재직 중이었고, 김 의원은 박 교수 도쿄대 동창으로 민주공화당 의원이었다. 박 교수는 북한 공작원에게 지령과 공작금을 받은 뒤 북한 노동당에 입당해 간첩활동을 한 혐의를 받았다.


김 의원은 영국에 유학을 가서 박 교수와 함께 이적활동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박 교수와 김 의원 혐의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대법원이 사형을 확정해 집행한 상황이지만 '진실'을 찾으려는 노력은 계속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9년 중앙정보부의 불법 연행과 강압수사, 협박, 고문 등으로 허위자백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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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은 2013년 10월 유족이 청구한 재심에서 "수사기관에 영장없이 체포돼 조사를 받으면서 고문과 협박에 의해 임의성 없는 진술을 했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에 대한 재심 대상 공소사실에 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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