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다시 한 번'…새정연 당명 공모에 '민주' 몰린 이유는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당명 개정을 추진 중인 가운데, 시민들로부터 제안받은 당명 중 상당수가 '민주'라는 단어를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민주라는 단어가 가진 역사성과,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하는 지지층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새정치연합에 따르면 지난 7~13일 공모를 통해 접수된 당명 3200여건 중 '민주'를 포함한 당명은 절반이 넘는 1590여건에 달한다. 이 중에는 도로 '민주당'으로 환원하자는 제안이 23건, '새정치민주당'으로 바꾸자는 제안이 26건도 포함됐다.
새정치연합 지지층이 이처럼 민주라는 당명를 선호하는 것은 이 단어가 가진 역사성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이 당의 기원으로 삼은 정당은 1955년9월18일 창당된 '민주당(1955)'이다. 민주당(1955)은 이승만 정부의 '사사오입 개헌'에 맞서 한국민주당, 자유당 탈당파 등이 모여 만든 야당이다.
이후 민주당(1955)은 군부독재체제 하에서 신민당(1967), 신한민주당(1985), 통일민주당(1987), 평화민주당(1987) 등으로 명맥을 이어왔고, 민주화 이후로는 민주당(1991), 새천년민주당(2000), 대통합민주신당(2007), 통합민주당(2008), 민주당(2008), 민주통합당(2012), 민주당(2013), 새정치민주연합(2014) 등으로 변화해 왔다.
독재·지역주의 등으로 얼룩진 한국현대사를 거치며 민주는 야권세력을 상징하는 당명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민주는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향수를 불러오는 당명"이라며 "현재 야권 세력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는 당명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은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한 야당 지지층의 반응이라는 설명도 있다. 박근혜 정부들어 발생한 각종 공안사건, 국정 교과서 사태, 집회·시위의 자유 논란 등이 대표적 사례다.
강희용 새정치연합 부대변인은 "문재인 대표의 '신독재' 규정처럼 많은 (야권) 지지층과 당원들은 박근혜 정부의 민주주의 후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이같은 지지층의 우려가 민주라는 당명 선호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그는 "경제·민생 등의 키워드도 많았는데, 이는 그만큼 살기 팍팍해진 국민들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접수된 3200여개 당명 중 28개를 대상으로 2차 심사를 진행 중이다. 새정치연합은 추후 전문가 검토를 통해 당명 후보를 5개로 압축, 여론조사와 의결절차를 거쳐 내년 1월 중 최종 당명을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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