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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경제백년대계' 금융교육 선생님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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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종 수석부원장 추진…'금융1사1교정책' 인기, 2003년 카드사태때 결심 12년만의 교육현장 결실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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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수레바퀴 자국 고인 물에 있는 붕어에겐 나중의 큰 도움보다 당장의 작은 도움이 필요하다"(학철지부, 학철지어)

장자, '외물편'에 나오는 이 고사성어는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사진)이 가슴에 품었던 말이다. 물이 말라가는 수레바퀴 자국에 끼인 붕어에겐 큰강의 물을 끌어다 주는 것보다 당장 됫박의 물을 퍼주는 게 절실하다. 어렵고 복잡한 금융정책을 만들어 큰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금융소비자들에게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의 금융개념을 키워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신념을 갖고서 12년만에 '금융1사1교' 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다.
서 수석부원장이 처음 금융교육의 중요성을 체감했던 건 카드상태가 터진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비은행과 과장으로 일할때다. 신용불량자 양산에는 신용카드사들의 도덕적 해이도 있지만 금융소비자들의 금융교육이 부족하다는 것 역시 문제라고 생각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마찬가지다. 당시 감독정책과장을 맡았던 서 수석부원장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서도 금융사의 방만한 대출만큼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는 금융소비자들의 투자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소비자금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전세계적으로 나왔다. 당시 당국 수장을 맡았던 김용덕 금융감독위원장과도 이러한 인식을 공유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나서 금융교육을 하는 것에 대한 비난여론이 많아 추진동력을 얻기 어려웠다.

지난해말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에서 금감원 수석부원장으로 내정됐다. 12년이나 지났지만 금융교육의 필요성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답보상태였다. 초중교 교과과정에 금융과목을 신설해야 한다는 논의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게 이어졌던 것이다. 서 부원장은 교육과정에 포함돼 달달 외우는 암기과목이 되는 것보다 '리걸마인드'란 말처럼 '파이낸셜 마인드'를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전국에 퍼진 금융사 지점들과 연계해 금융교육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금감원의 1사 1교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전국의 금융회사 본ㆍ지점과 인근 초ㆍ중ㆍ고교가 자매결연을 하고 금융회사 직원이 해당 학교를 방문하거나 학생들을 금융사 점포로 초청해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다. 제도 시행 초기에는 300~500개 학교만 참여하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6개월만에 전국 초ㆍ중ㆍ고교의 22.1%인 총 2531곳이 참여를 신청했다. 이 가운데 1892곳이 41개 금융사의 1716개 점포와 결연하고 교육을 진행 중이거나 교육일정을 협의하고 있다. 실용과 조기, 풀뿌리, 지속성에 바탕을 둔 1사 1교는 금융사들에게도 각광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서 부원장의 추진력은 업계 안팎에서 모범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5일엔 '제4회 대한민국 교육기부대상'에서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또 지난 10월엔 OECD산하 금융교육 국제협의체인 INFE에 모범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서 수석부원장은 "금융소비자들에게 당장 이슈가 되는 건 인터넷전문은행이나 핀테크, 은행들간 합병보다는 통장을 만들고 제대로된 수익률을 얻고자하는 기본적인 지식이라 생각했다"면서 "1사 1교 프로그램이 백년지대계로 오래 뿌리내리는 정책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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