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했던 넷째 여동생의 등장…롯데家 새국면 맞을까
신격호 성년후견인 지정 요청한 신정숙은 누구
법원 심리 결과 따라 경영권 분쟁 새국면 가능성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정상적인 의사결정이 힘든 상황이라며 법원에 성년 후견인 지정을 요청한 여동생 신정숙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씨는 그간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씨의 이번 요청으로 법원의 심리 결과에 따라 향후 롯데가의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가능성도 높다.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10남매 중 8번째) 신정숙씨는 18일 오후 변호사를 통해 서울가정법원에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했다. 신 총괄회장이 정상적인 의사결정이 어려우니, 누군가 대신해 사무를 처리하거나 업무 등을 대신하도록 해야한다는 게 신씨의 주장이다.
◆동생들과 다툼 잦았던 신격호…조용한 넷째 女동생 등장= 신정숙씨는 그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한 발 떨어져 상대적으로 관조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인물이다. 신격호 총괄회장과의 사이에서 빚어진 분쟁도 알려진 것이 없다.
신 총괄회장은 동생들과 그간 크고 작은 다툼을 겪어왔다. 큰 동생인 고(故) 신철호 전 롯데 사장은 형인 신 총괄회장과 동생 신춘호 농심 회장의 도장을 위조해 재산을 횡령, 새로운 회사를 세우려다가 구속됐다. 형이 반대하는 라면사업을 추진한 신춘호 회장과도 사이가 좋지 않다. 신준호 푸르밀 회장과는 서울 양평동 땅의 소유권을 두고도 소송전을 벌였었다. 막내 여동생인 신정희 동화면세점 사장의 경우 남편 김기병 롯데관광 회장이 운영하는 관광회사가 롯데 로고를 사용하는 문제를 두고 신 총괄회장과 법적 다툼을 벌였다.
신정숙씨의 경우 최현열 전 NK그룹 회장과 결혼해 별다른 경영활동 없이 줄곧 조용히 지내왔던 인물이다. 지난 7월에는 부친의 기일에 서울 성북동에 위치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자택에서 진행된 제사에 남편과 함께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롯데 일가 분쟁의 핵심으로 꼽히는 신선호 산사스 회장, 신준호 회장, 신정희 사장과 남편 김기병 회장 등도 모습을 보였다.
신씨의 장녀는 최은영 유수홀딩스(전 한진해운홀딩스) 회장으로, 고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과 결혼한 인물이다. 차녀 최은정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내동생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둘째아들 정몽익 KCC 사장과 결혼했다.
◆롯데가 분쟁 새국면 맞나 = 2013년 도입된 성년후견인제는 질병·장애·노령 등에 따른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 법원이 의사를 대신 결정할 적절한 후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신정숙씨는 신청서에서 오빠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와 자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뿐 아니라 신 총괄회장이 셋째부인 서미경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 33살의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도 후견인 대상으로 지목했다.
법원은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 등을 검토한 뒤 성년후견인 지정이 필요한 지를 가리고, 필요하다면 누구를 지정할 지 결정할 예정이다. 신정숙씨가 신청한 사람이 모두 후견인으로 지정될 수도 있고, 법원이 심리를 거쳐 일부만 지정할 수도 있다는 게 신정숙씨 측의 설명이다.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여 신 총괄회장 성년후견인을 지정하면 신 총괄회장의 심신 상태가 중요한 의사결정 및 의사표현을 하기에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후계자 지정 등 신 총괄회장의 생각이나 입장을 기반으로 그룹 관련 각종 송사에 대응하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불리해질 수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그간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이 자신을 후계자로 지정했다고 주장해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