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현수막때문에 골치 아픈 서울 구청 공무원
정치권 항의와 고소 등으로 현수막 함부로 없애기도 힘들다며 하소연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곳곳에 걸려 있는 불법 현수막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서울시 한 구청 공무원의 하소연이다.
다가구·다세대 주택과 아파트 분양 광고는 물론 내년 총선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의 현수막이 하나둘씩 늘면서 공무원들이 불법이라며 없애기도 쉽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정당에서 내건 현수막을 떼어냈다가 강한 항의와 함께 고소하는 경우까지 발생해 서울 구청장들이 애를 먹고 있다.
이같은 어려움은 최근 열린 서울시구청장협의회(회장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에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제기했다.
문 구청장은 “행정자치부 및 서울시 불법광고물 근절 대책에 맞춰 각 자치구마다 불법광고물 정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정당 및 상업용 불법현수막이 정비에 걸림돌이 되고 있어 관련 규정의 정비 및 기관간 정비체계 유지 협력이 요구된다”고 발제했다.
문 구청장은 특히 문제점으로 정당 현수막의 경우 정당법에 따라 각 정당이 현수막을 연중 주요 지점에 걸고 있어 불법현수막 단속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당 현수막은 행사나 집회의 경우 현수막을 걸수 있도록 돼 있으나 이미지 광고도 남발해 단속에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문 구청장은 서울시에 “정당 현수막 관련 옥외광고물 관리법 개정을 행정자치부에 건의하자”고 요청했다.
김기태 서울시 도시빛정책과장은 18일 “정치권 광고라도 불법으로 게첨돼 있으면 정비를 해야 한다”며 “그래야 법의 형평성 등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기업 등 어려운 사람들이 건 불법현수막만 떼어가고 정당 등 불법현수막은 그대로 둔다면 어느 누가 이를 용인하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오즉했으면 구청장들이 전체 모임에서 이같은 문제를 제기했을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특히 요즘은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등 거대 정당들이 세법 개정 등 자신들의 업적을 과대 포장하는 현수막들이 하나 둘 늘어가 자치구 공무원들의 처신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불법 현수막 게시를 막기 위해 한강 다리 난간에 '부리가 긴 새' 모양 조형물이 설치됐다. 현수막이 도로에 떨어져 차량 통행에 지장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서울시설공단은 연말까지 영동대교, 성수대교 등 17개 한강 다리와 여의교 등 3개 일반 교량 외부 난간에 '불법 현수막 부착 방지 조형물'을 설치한다고 16일 밝혔다.
공단은 그동안 자동차전용도로 위를 지나는 한강다리, 교량에 불법 부착된 현수막을 단속, 철거해 왔지만 지난 8월 강변북로에서는 서강대교에 걸린 불법 현수막이 떨어져 주행중이던 차량2대가 파손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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