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美금리 따라 올리자니 가계부채가…내리자니 자금유출 우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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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내리기도 곤란하고 올리기도 힘들고" 그동안 통화완화 기조를 이어가던 한국은행의 '금리 버티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여부가 주목된다.


미국이 9년만에 제로금리를 끝내면서 한국은행이 딜레마에 빠졌다. 여기에 한은의 중기 물가상승률 2% 달성 목표,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계부채 등 세가지 요인이 겹쳐 어떤 결정을 내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존에 유지해왔던 통화완화 기조를 이어가자니 내외금리차 축소로 인한 자본 유출 우려가 크다. 물가안정목표치 2.0%를 달성하기 위해선 금리인하를 통해 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정부의 압박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반대로 금리를 올리자니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계부채 문제가 발목을 잡고 경기부양스텝도 꼬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금리가 상당부분 동결기조로 갈 수 있다는 전망이 짙다. 하지만 그마저도 대외변수에 휘둘릴 수 있어 한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우선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는데 우리나라가 금리 동결ㆍ인하 기조를 이어가긴 쉽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리는데 우리나라가 금리를 내리면 '금리역전' 현상으로 우리나라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그동안 한은의 기준금리는 시차를 두고 미국 정책금리 인상에 동조화된 때가 많았다. 2004년 6월부터 시작된 미국 정책금리 인상은 2006년 6월까지 2년 동안 지속됐고 2005년 9월부터 시작된 한은의 금리인상도 이에 뛰따라 2008년 8월까지 이어졌다. 양국간 금리조정은 평균 9.7개월의 시차가 존재했다.


하지만 치솟고 있는 가계부채와 수출 침체로 인한 불경기는 금리인하를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내년도 경상성장률 4.5% 실현에 기반이 되는 중기 물가안정목표치 2.0% 달성을 위해서는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정부의 압박도 예상돼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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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전문가들의 전망도 크게 갈리고 있다. 해외IB들은 국내 경제상황에 무게를 실어 금리인하를 내다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성장전망의 하향조정, 낮은 인플레이션, 긴축적 내년 예산, 가계부채 규제 강화 등에 따른 경기 둔화에 대응해 내년 2분기 정도 추가 금리인하를 전망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김태준 동덕여대 교수는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당분간 금리인상을 자제하면서 환율 상승을 용인해 대외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최근 신용등급 상향에서 보듯 외환상황이 건전하기 때문에 자본유출이 급격히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가 산 중턱에 있는데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것(금리인상기조)만 해도 숨찬 상황에서 밑으로 더 내려갔다(금리인하기조)가 올라가자는 얘기라 본다. 그건 너무 힘든 일"이라면서 "중요한 건 금리가 올라가는 시대가 개막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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