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서 한달 1회 꼴 멧돼지 관련 119 출동…먹이부족·생태계 파괴가 원인

▲지난 9월 북한산으로 내려온 멧돼지(사진=종로소방서)

▲지난 9월 북한산으로 내려온 멧돼지(사진=종로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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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지난달 26일 오후 부산 강서구의 한 폐기물 매립장. 이날 경찰은 아파트 단지에서 도망친 11마리(성체 4마리, 새끼 7마리)의 멧돼지를 집단 사살했다. 주민들은 멧돼지가 떼거리로 몰려 다니자 기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멧돼지들이 출몰할만한 서식지가 인근에 없던 탓이다. 조사 결과 멧돼지 떼의 고향은 근처 섬이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인근 가덕도에 머물던 멧돼지 일가족이 먹이를 찾아 강서구까지 2㎞를 헤엄쳐 온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피해자는 없었지만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22일 경북 군위군 용천사 맞은편 야산 등산로. 야산 6부 능선에서 남편과 함께 하산 중이던 이모(57)씨가 멧돼지의 습격을 받았다. 갑자기 나타난 멧돼지가 이씨의 허벅지와 종아리를 물자 놀란 남편이 소리를 지르며 공격하자 놀란 멧돼지는 곧바로 도망쳤다. 그러나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던 이씨는 과다 출혈로 숨졌다.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단지. 집을 나선 양모(21ㆍ여)씨는 때아닌 멧돼지의 습격에 부상을 입었다. 100㎏가 넘는 멧돼지 두 마리가 단지 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아수라장을 연출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 장모(29)씨가 멧돼지에 치여 부상을 당했다. 먹이를 찾아 인근 고덕산에서 내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멧돼지들은 결국 소방대에게 사살됐다.


이처럼 대도시 도심까지 멧돼지가 출몰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서식지 파괴, 먹이 부족 등으로 멧돼지가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까지 진출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멧돼지로 인한 119 구급대의 출동 건수도 거의 하루에 한 번 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서울 도심 내 멧돼지 출현으로 인한 119 구급출동 건수는 2011년 43건에서 올해 11월 기준 324건으로 7.5배 증가했다. 멧돼지 출몰로 인한 119 구급대 출동은 2011년 월 평균 3.6회였던 것이 올해는 월 평균 29.4회에 달한 것이다.


또 서대문ㆍ노원구 등 산지와 비교적 떨어져 있는 자치구에서 멧돼지가 출몰한 사례도 110건(13.4%)에 달했다.


특히 포유기(哺乳期ㆍ어미가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기간)인 11월~1월은 멧돼지가 사나워지는 기간이어서 관련 사고가 잇따른다.


멧돼지가 도심으로 진출하는 원인으로는 천적이 없는 생태계, 먹이부족, 서식지 파괴 등이 꼽힌다. 한 번에 5~6마리의 새끼를 낳는 멧돼지는 사람을 제외하면 별다른 상위포식자가 없어 개체수가 급증할 수 밖에 없다. 여가문화 발전에 따른 둘레길 개발, 등산객 증가 등으로 서식지와 먹이가 줄어드는 것도 한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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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은 이같은 멧돼지 피해를 줄이기 위해 몇 가지 행동요령을 소개하고 있다. 가까운 거리에서 멧돼지와 마주친 경우, 시선을 떼지 않은 상태에서 등을 보이지 말고 뒷걸음쳐 시야에서 벗어나야 한다. 야생동물의 특성상 겁을 모인 모습을 보이면 공격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또 비교적 먼 거리여서 멧돼지가 사람을 인지하지 못한 때에는 즉각 현장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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