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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친필 편지 재현한 전통한지로 훈·포장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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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자치부, 내년 3.1절부터 전통 한지 제작 훈포장 사용 계획...기존 한지, 일본식 제작 기법 왜곡 변행돼...한지 장인과 함께 재현 작업해 최근 제작 성공...후처리 기술 재현해 인쇄도 가능해져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행정자치부는 15일 내년 3.1절 때부터 전통 한지로 훈·포장을 만들어 수여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기존에도 한지를 사용하긴 했다. 하지만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일본식 기술로 만들어 져 국가의 정체성·상징성·품격을 가진 훈·포장이나 공무원 임용장으로 사용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 행자부는 지난 6월 '훈·포장 용지 개선사업 T/F팀'을 만들어 현장·문헌 조사를 벌인 결과 현재 일반적으로 쓰이는 우리나라의 한지 제작 방식이 실은 조선총독부에 의해 조선식에서 일본식으로 변형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1935년 일제가 배포한 ‘닥에 펄프를 섞어 한지를 만드는 제지법’ 등에도 이같은 사실이 나타나 있었다.

행자부는 이에 한지 장인들과 함께 조선시대 교지용 한지와 가장 근접하게 재현한 전통한지를 최근 제작해 냈다.

전통한지 데이터 분석 결과

전통한지 데이터 분석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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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시대에 제작된 '정조 친필 편지'를 표본으로 선정해 제작 기법을 연구하고 표준안을 만들었고, 기존 제작된 한지의 과학적인 데이터 분석도 진행해 얻어낸 결과였다. 전통방식의 한지는 100% 국산닥, 천연잿물(메밀대 등) 및 황촉규, 촉새발 등 전통적인 재료와 도구를 최대한 사용한 게 특징이다.

백닥을 흐르는 물 속에 넣어 일광 표백, 닥 방망이를 이용한 두드림, 화학물질 미첨가, 식물성 분산제 사용, 전통적인 외발뜨기 및 일광건조 방식을 통해 제작했다.

특히 인쇄가 불가능했던 한지를 인쇄가 가능한 한지로 혁신시킨 후처리(도침) 기술의 재현은 전통 방식 한지 제작의 핵심이었다.

행자부는 이번 전통한지 재현 성공을 계기로 표창장 및 임명장에 한지 사용을 확대하고 지자체에게도 한지사용촉진조례 제정을 권장할 계획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독립유공자에게 민족성이 깃든 한지로 만든 훈·포장 증서를 우선적으로 드릴 수 있어 의미가 깊다. 공무원 임명장도 전통한지를 사용토록 관련부처와 협의하겠다}며 "우리의 빛나는 문화유산을 계승하고 민족문화의 융성을 통해 미래로 나아가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지는 질기고 두터운 장점이 있는 반면 보풀이 일고 밀도와 투기성(공기가 통과하는 성질)에서 취약해 서화용이나 기록용으로 부적합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고려 및 조선시대에는 이와 같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후처리(도침·搗砧) 노력이 전개되어 고려지·조선지가 중국 서화가로부터 호평을 받는 등 국제적으로도 품질을 인정받았다. 종이에 일정한 처리를 한 후 찧어서 가공하는 기술인 '도침'은 종이 표면에 윤기가 나고 매끄럽게 하는 등 한지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극복시키는 한지 제조의 핵심기술이다. 일제 식민지 통치기인 1920년경 무렵부터 조선총독부에 의해 문화침탈의 도구로 이용되면서 한지의 후처리(도침) 기술이 사라져 지금까지 원형을 재현하지 못했다. 이에 그동안의 한지는 인쇄가 부적격했다. 최고 수준의 장인이 만든 한지조차도 표면에 대한 화학적 처리 없이는 서화용 및 훈·포장 용지로 사용이 불가능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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