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규모 76조로 역대 최고지만 대형거래 외국계가 독식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국내 인수합병(M&A)시장이 올해 역대 최고 수준의 거래 규모를 달성했지만 그 과실은 외국계 증권사들이 독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메가딜(Mega Dealㆍ대형거래)의 주도권은 외국계에게 넘겨주고 국내 증권사들은 중ㆍ소형 규모의 딜을 놓고 출혈 경쟁한 결과다.


14일 블룸버그와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M&A시장의 거래 규모는 76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달성했다. 2011년 22조원에 불과했던 거래 규모는 지난 3년 동안 3배 이상 증가했다.

성장세도 가팔라지고 있다. 2005년부터 2010년 사이 연평균 성장률은 11.7%를 기록했으나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36.7%로 3배 이상 뛰어올랐다. 올해 M&A 거래 건수는 415건으로 지난해 수준이었지만 SK-SK C&C 합병,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 큰 규모의 딜이 이뤄진 덕이다.


다만 이 같은 메가딜의 과실은 외국계 차지였다. 11월 기준 M&A 재무자문사 순위 1~4위까지 모두 외국계 투자은행이 차지했다. 1위는 크레디트스위스, 2위는 모건스탠리, 3위는 골드만삭스가 이름을 올렸다.10위권에 이름을 올린 국내 증권사는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3개사에 불과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M&A 재무자문사 순위 1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8위로 밀렸다.

1위 크레디트스위스는 올 들어 M&A 재무자문 건수가 3건에 불과했지만 SK와 SK C&C 합병,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 굵직한 거래를 주도하며 총 거래금액은 42조552억원을 기록했다. SK와 SK C&C 합병,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에 참여한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의 거래금액은 41조3647억원, 41조452억원을 달성했다.


반면 메가딜의 주도권을 놓친 NH투자증권은 SK와 SK C&C 합병건을 포함해 총 7건의 거래에 참여했으나 총 거래금액은 크레디트스위스보다 10조원 이상 적은 31조7614억원에 머물렀다. 이어 삼성증권이 3건의 거래에 참여해 총 거래금액 12조5024억원, 하나금융그룹은 2건의 거래에 참여해 2조1402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여전히 국내 M&A시장에서조차 외국계 자문사에 밀리는 배경은 메가딜 재무자문을 맡길 만큼 신뢰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올해 상위 2개 메가딜이었던 SK-SK C&C 합병,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경우 국내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해 온 기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외국계 증권사의 우수한 정보력의 차이만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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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중요한 M&A의 경우 국내기업조차 국내 증권사보다 알려진 해외 증권사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여전하다"며 "국내 기업 사정에 더 밝은 국내 증권사가 주도권을 갖지 못하는 이유는 오랫동안 축적된 M&A 경험에서 나오는 브랜드 신뢰도의 차이"라고 지적했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이 외국계 증권사를 더 신뢰하는 원인과 국내 증권사의 재무자문 역량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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