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지아 공대 박사과정…'휠라 핏' 창단 멤버로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강한 여성이 사랑받는다. '몸짱'의 시대, 건강이 여성을 말하는 시대다. 최근 수년 사이에 피트니스 스포츠가 대세로 떠올랐다. 피트니스가 엘리트 수준에서 경쟁하는 전문 종목이라는 사실도 최근에야 널리 알려졌다. 구세경은 프로 피트니스 전문 선수다.
구세경은 전문 피트니스 대회인 머슬마니아 아시아 챔피언이다. 지난 9월 26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2015 머슬마니아 아시아 대회' 미즈비키니 부문에서 우승해 프로 자격을 취득했다. 이 대회는 출전 선수의 키를 기준으로 '쇼트'와 '미디엄', '톨' 등 세 부문으로 나눠 심사한다.
구세경은 미국 조지아 공대에서 분자생물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MBC 스포츠플러스에서 일하는 구새봄 아나운서의 언니다. 처음에는 몸매가 드러나는 경기복을 입고 대회에 나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미스코리아(2009년 미스 애틀랜타 미)인 동생이 열정적으로 원하는 일을 해내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냈다. 그 역시 한때 아나운서를 꿈꿨다. 잠재된 '끼'가 발동했다.
"웰빙 시대여서 여성의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기준도 바뀌고 있어요. 몸매를 잘 가꾼 건강한 여성을 선호하잖아요. 당당한 자태로 대중에게 평가받는 일이 굉장히 매력 있더라고요."
머슬마니아에는 근육의 크기와 발달 여부를 심사하는 '머슬'과 '피규어'를 비롯해 특정 스포츠 종목의 콘셉트를 표현하는 '스포츠 모델', 신체 밸런스와 여성미를 평가하는 '미즈비키니', 퍼포먼스(비보잉·현대무용·폴 댄스 등)를 강조하는 '피트니스' 등 다섯 종목이 있다.
구세경의 주 종목은 미즈비키니와 스포츠 모델. 특히 미즈비키니는 적당한 근육에 여성미까지 살려야 한다. 의상과 액세서리, 메이크업, 걸음걸이, 표정까지 점수를 매겨 '여자 피트니스의 꽃'으로 불린다.
그는 대회를 앞두고 단백질과 과일 위주로 식단을 조절하고 하루 여섯 시간 넘게 몸만들기에 집중했다. 어릴 때부터 음악과 미술, 발레, 리듬체조를 두루 익혔고 네일 아트, 패션 등에 관심이 많아 적응이 빨랐다.
"무대에서 30초 남짓한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을 표현하려면 콘셉트가 중요해요. 주로 익숙한 분야의 기억을 되짚으며 경쟁 선수들과 차별화할 영감을 얻죠." 지난 5월 1일 열린 '머슬마니아 코리아 유니버스 세계대회 선발전'에서는 펜싱 퍼포먼스로 모델 부문 4위를 했다. 출전 선수 700여 명 중 상위 다섯 명이 나가는 국제대회 출전 자격을 얻었다. 낯선 펜싱 동작을 익히고 장비를 마련하기 위해 펜싱클럽을 찾아 도움을 받았다.
이 대회를 계기로 휠라코리아가 지난 7일 국내 스포츠 브랜드 최초로 창단한 피트니스 선수단 '휠라 핏(FILA FIT)'의 멤버로 뽑혔다. 휠라는 구세경을 비롯한 유망주 다섯 명으로 팀을 꾸려 선수들에게 1년 동안 후원금과 스포츠 의류, 신발 등을 제공한다.
"좀 더 체계적인 환경에서 대회를 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죠. 그만큼 책임감도 생겨요. 내년 목표는 세계 챔피언입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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