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민중총궐기]폭력 대신 '풍자', 확 달라진 집회…1차와 다른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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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유제훈 기자, 원다라 기자]5일 개최된 2차 민중총궐기 집회가 폭력으로 얼룩졌던 지난달 14일 1차 민중총궐기 때와 달리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무사히 종료됐다.


이처럼 2차 집회가 경찰-시위대간 큰 충돌없이 끝난 이유로는 우선 지난 1차 집회때 농민 백남기(69)씨가 경찰의 물대포 직사에 맞아 사경을 헤매는 등 워낙 폭력 문제가 이슈가 된 탓인지 경찰-주최 측 모두 철저히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2차 민중총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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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경찰이 차벽 설치를 자제한 채 시위대를 자극하지 않았다. 지난달 14일만 해도 경찰은 집회 시작전부터 광화문에 차벽을 설치해 시위대는 물론 일반 시민들의 통행도 가로막았다. 이에 흥분한 시위대들이 밧줄로 버스를 끌어내는가 하면 차벽을 뛰어넘는 등 과격한 행동을 했고, 이에 맞서 경찰도 물대포를 강하게 직사하는 등 시위대들을 해산ㆍ검거하기 위해 강경진압에 나섰었다.

그러나 경찰은 이날 18대의 물대포 차량과 수십대의 경찰버스를 광화문 인근에 대기시키긴 했지만 차벽을 설치하거나 물대포를 살수하지는 않았다. 그러다보니 집회참가자들도 분노보다는 제각기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 즉 노동개악ㆍ교과서국정화반대ㆍ복면 금지 비판 등에 더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정됐다.


경찰들은 또 시위 참가자들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거리를 행진하는 동안 교통 관리에 치중하면서 폴리스라인 준수 상황만 통제했다. 일부 선을 넘어 가는 참가자들에 대해서도 웃는 낯으로 친절히 인도했다.

2차 민중총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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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들이 나서 시위대 보호 및 '평화의 도구' 역할을 수행한 것도 집회가 평화롭게 진행되는 데 큰 몫을 했다. 조계종ㆍ원불교ㆍ천도교ㆍ개신교ㆍ성공회 등으로 구성된 '종교인 평화연대'는 이날 오후 2시50분께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평화의 꽃길 기도회'를 개최한 후 집회 내내 시위대 보호 및 경찰과의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했다. 당초엔 차벽ㆍ시위대 사이에서 인간벽을 만들어 충돌을 막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경찰이 차벽을 설치하지 않자 기도회를 열고 위헌적 차벽설치 중단, 헌법상 집회ㆍ시위의 자유 보장, 경찰과 시위대의 과도한 진압ㆍ폭력 중단, 농민 백남기(69)씨 사건과 관련한 사과 및 재발방지 등을 촉구했다. 종교인들은 특히 서울광장에서 대학로 서울대병원 후문까지 약 3.5km 구간을 행진하는 등안 맨 앞에 나서 대열을 선도하면서 집회의 평화로운 진행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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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표 등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들이 적극 나선 것도 1차 때와 달라진 점이다. 문 대표를 비롯해 이종걸 원내대표, 정청래·유승희·안민석 의원 등 새정연 의원들은 이날 집회를 평화시위로 유도하기 위해 가슴에 평화 뱃지를 달고 현장에 나타났다.

이에 시위 참가자들도 무리하게 '청와대로 가자'며 폴리스라인을 이탈하는 등의 과격한 행동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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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레 다수 집회 참가자들이 가면을 쓰고 나와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등 새로운 집회 문화 형성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참가자들은 하회탈, 각시탈, 양반탈과 돼지, 닭, 고양이 등 동물 모양의 가면을 착용하고 나와 정부의 복면 착용 엄중 처벌 방침을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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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14일 1차 총궐기 집회 때 복면을 착용한 사람들을 'IS'(이슬람 국가) 테러리스트와 비유한 것에 대한 항의도 있었다. 이에 앞서 청년단체들이 종로구 인사동 일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 영화 브이포 벤데타 가면, 각시탈, 눈만 가린 파티용 가면 등을 쓴 채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도 벌어졌다. 박 대통령의 가면을 쓰고 퍼포먼스에 참석한 전모(31)씨는 "박 대통령에게는 유머러스함이 부족한 것 같아서 이 가면을 선택했다"며 "국민이 거리에 나온 것을 박 대통령이 너무 진지하게 테러집단 IS라고 말한 것을 풍자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영화 브이포 벤데타의 어나니머스 가면을 쓰고 나온 임모(22)씨도 "영화에서, '국민이 국가를 두려워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데 지금 우리나라는 반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인사동 길과 종각역 앞에서 2차례 멈춰서 행동을 멈추는 '스탑모션'을 진행했다. 이들은 묵념, 무릎 꿇기 등 각자 준비한 행동 멈춤으로 '민주주의는 멈췄다'는 의미를 전달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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