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화장품시장 키워드는 '기술·제형·성분'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올 해 국내 화장품의 연 수출액이 처음으로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1월 발표된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8월까지 중국과 홍콩의 국내 화장품 수출액이 전체의 60%를 차지, 중화권 시장에서의 국내 화장품 사랑이 여전히 뜨겁다. 바야흐로 '뷰티한류' 시대다.
국내 화장품이 유독 중화권 여성들에게 사랑 받는 이유는 바로 '차별화'. 쿠션 화장품으로 대표되는 혁신적인 '기술', 피부에 닿으면 고체가 오일로 녹아 내리는 독특한 '제형', 달팽이 점액 등의 이색 '성분'을 경쟁력으로 세계인으로부터 호응을 얻는 추세다.
◆차별화된 기술로 시장 개척= 지난 2008년 최초로 출시된 쿠션 화장품은 '화장품계의 혁명'으로 불리며 국내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주차 도장에서 착안한 아이디어와 특수 스폰지에 기초 메이크업 제품을 복합적으로 흡수시키는 신기술이 쿠션이라는 용기로 구현된 제품이다. 처음 발매 된지 만 7년이 지난 지금도 요우커들을 중심으로 전세계에서 사랑 받고 있다.
현재 많은 브랜드에서 다양한 쿠션 용기 화장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원조는 아모레퍼시픽의 '아이오페 에어쿠션®'이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의 쿠션 제품 누적 판매량은 2015년 2월 5000만개를 돌파하며, K-뷰티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요우커들의 국내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인기에 불을 지폈다. 중국인들은 자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쿠션 용기의 신선함과 휴대성, 간편함에 지갑을 열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7월, 이러한 쿠션 제품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요우커들이 몰리는 명동에 ‘아이오페 에어쿠션 팝업 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중국인들을 집중 공략 중이다.
코스메슈티컬 브랜드의 마스크팩은 집에서 하는 손쉬운 피부관리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중화권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2015년 상반기 중국 내 마스크팩 매출액이 5050만위안에 이르며,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5대 마스크팩 브랜드 중 4개가 한국 제품이다. 상위 브랜드 리더스와 메디힐 등 코스메슈티컬 전문 브랜드의 마스크팩은 피부과 전문의들이 직접 만들었고, 의학 성분이 함유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 마스크팩의 인기 요인은 비교적 저렴하지만 탁월한 효과와 좋은 성분의 가성비가 꼽혔다. 중국 소비자들은 피부에 닿는 제품의 성분과 안전성에 민감한 편인데, 한국 마스크팩은 제품에 유해성분을 첨가하지 않고 천연 원료만을 사용한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독특한 제형으로 새로운 경험을= 차별화된 제형으로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K뷰티 아이템으로는 바닐라코의 클렌징 제품인 '클린 잇 제로'가 있다. 기존의 오일, 워터, 크림으로 대표되는 클렌징 제형에서 탈피한 밤(Balm) 형태의 제품이다. 셔벗처럼 부드럽게 떠지는 고체 제형이 피부에 닿으면 오일로 부드럽게 녹아 내리며 짙은 메이크업을 한 번에 지워준다. 세안 후 피부가 당기지 않는 촉촉한 사용감도 요우커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 제품은 올 상반기에만 324만개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 중 하나인 타오바오몰에서 클렌징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더페이스샵은 올 해 8월 직경 7mm의 환(丸) 형태에 진주의 유효 성분을 농축 함유한 주름 개선 및 미백 이중성 크림 '백삼콜라겐 진주환'을 출시했다.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추진중인 ‘K-뷰티 글로벌화’ 사업의 지원을 받아 개발된 이 제품은, 영롱한 진주를 한 알 한 알 담은 듯한 독특한 제형이 특징이다. 특히 차별화된 구슬 형태의 크림은 내국인은 물론 진주를 선호하는 중국인 등 아시아권 소비자에게 알려지며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달팽이에서 제비집까지…특이성분 눈길= 작년부터 요우커들에게 사랑 받았던 국내 화장품들의 또 다른 공통점 중 하나는 이색 성분을 함유했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달팽이 크림'은 이색 성분 화장품의 붐을 조성한 선두주자다. 지난해 7월 시진핑 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가 한국에서 달팽이 점액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을 구입했다는 소식이 현지에 전해지며, 달팽이 크림은 요우커들의 한국 방문 필수 구매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달팽이 점액 추출물 크림의 대표 제품으로 알려진 잇츠스킨의 ‘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는 지난해만 500만개가 판매되며 잇츠스킨의 매출을 1년새 3배 이상 증가시켰다. 이 제품은 달팽이의 몸을 보호해주는 점액 여과물인 뮤신 성분이 21% 포함돼 있어 주름 개선 및 트러블 진정에 도움을 준다.
많은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이 이러한 달팽이 크림의 성공에 이어 동물성 성분이 베이스가 된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바닐라코의 ‘버즈 네스트 포에버 영 멀티 케어 리프팅 크림’은 프리미엄 성분으로 알려진 '제비집' 추출물을 주원료로 사용했다. 제비집은 중국 황실에 진상했던 진귀한 원료로, 아름다운 대명사 양귀비의 미모와 서태후의 동안 피부 비결로 손꼽는 성분이기도 하다.
올 해 상반기 중화권은 물론 국내에서도 큰 주목을 받은 이색 성분 화장품으로 '마유 크림'을 빼 놓을 수 없다. 국내 최초로 마유 성분을 화장품에 접목한 클레어스코리아의 '게리쏭 9 콤플렉스 크림'은 작년 한 해 중국에서만 3000만개, 올해 상반기에만 700만개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마유는 중국 고전 의학서 ‘본초강목’에서 피부를 다스린다고 기록된 성분으로 인간의 지방과 유사해 피부로 쉽게 흡수돼 피부 탄력 개선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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