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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분쟁 원인은 '떼인 보증금'이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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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 등 하자수리 다툼 조정은 92건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1. 지난 달 전세 계약기간이 끝나는 회사원 전모씨는 두 달 전 다른 전셋집에 입주하려고 가계약금을 걸었다가 떼일 위기에 처했다. 당장 가계약금을 걸어야 집을 볼 수 있다는 공인중개사의 말에 200만원을 집주인에게 덜컥 송금부터 한 것이 화근이었다. 집주인이 내년에나 입주가 가능하다고 말을 바꾼 탓에 계약을 포기했는데 도리어 집주인이 위약금을 내라며 계약금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
#2.서울 서대문구의 오래된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는 박모씨는 보일러 때문에 세입자의 설움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집주인에게 고장 난 보일러 교체를 요구했는데 집주인이 비용을 절반씩 부담하자고 했기 때문이다. 내년 초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박씨는 결국 30만원을 집주인에게 줬다.

세입자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치솟는 전셋값과 전셋집 품귀 현상에 동분서주하는 것은 기본이다. 잘 숙지하지 못했거나 상대적으로 집주인에 비해 불리한 임대차 계약 조건으로 인한 상실감까지 겹쳐 있다.

4일 서울시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 말까지 접수된 전월세보증금 관련 상담은 총 3만7182건이다. 이 중 임대차 관련 상담의 경우 3만541건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상담 건수인 2만9662건을 넘어섰다. 매달 3000건 이상이 접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4만건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 관계자는 "계약기간이 종료됐는 데도 전셋값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세입자에게 귀책사유가 없는 데도 계약금ㆍ가계약금을 집주인이 돌려주지 않으려고 한다는 등 임대차 분쟁 중에서도 보증금 반환에 대한 상담이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설움은 상대적 약자인 세입자의 협상력이 극심한 전세난 속에 더 약해졌기 때문이다. '을'인 세입자는 집주인과 분쟁이 발생하거나 부당한 경우를 당해도 참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앞의 박모씨 사례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전셋값 인상 폭을 결정하는 집주인 비위를 맞추려 세입자가 하자보수까지 떠맡는 경우도 많다.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는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에 발생한 임대차 분쟁 해소 및 대출지원을 위해 2012년 8월 문을 열었다. 임대차 계약 관련 상담과 법률지원 등을 제공하고 분쟁조정 역할도 맡고 있다. 분쟁조정은 대부분 보일러와 배관, 마루의 수리ㆍ교체 등 수선비에 대한 다툼이 많았다. 올 들어 10월 말까지 접수된 분쟁조정 신청은 92건. 이 중 약 60%가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합의가 됐다.

특히 이사 시기가 맞지 않을 경우 센터를 이용해 보는 것이 좋다. 새 임차인에게서 보증금을 받아 이사를 나가야 하는데 이사 시기가 제대로 맞지 않을 경우 센터는 먼저 단기 대출을 지원하고 차후 보증금을 받아 상환하도록 하고 있다. 이사 시기 불일치에 따른 전월세 보증금 대출 지원 실적은 올해에만 250건을 넘어섰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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