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량 감소에 인도 金시장 울상
수요 60% 차지하는 농민들, 강한 엘니뇨에 소출 줄자 지갑 닫아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올해 강력한 엘니뇨로 인도의 작황이 좋지 않아 금시장까지 울상 짓고 있다.
인도 인구 12억5000만 가운데 8억이 농업에 의존해 산다. 게다가 인도의 많은 농민이 금을 장신구이자 축재 수단으로 여긴다. 추수기만 되면 주머니가 두둑해진 인도 농민들은 금을 산다.
힌두교 최대 축제인 '디왈리(빛의 축제)'가 끼어 있는 달(올해는 11월 12일)이면 신에게 바치는 제물, 신부의 화려한 결혼식 장식물로 금이 불티나게 팔린다.
그러나 올해 몬순(우기)의 강우량이 6년만에 가장 적어 소출도 적었다. 농민들이 손에 쥔 돈도 적어진 것은 물론이다.
인도 금 수요의 60%는 농민들로부터 비롯된다. 딜러들은 해마다 디왈리에 앞서 금을 쌓아두게 마련이다. 그러나 올해 농민들의 금 수요가 급감하자 딜러들은 수십년만의 최대 할인 가격으로 일부 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이에 21세기 들어 가장 오랫동안 하향 곡선을 그린 국제 금값은 더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
목화와 밀의 주산지인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州)의 지난 10월 금 수입량은 전년 동월 대비 87% 줄었다.
스위스 제네바에 자리잡은 귀금속 거래업체 MKS의 거래ㆍ판매 담당 아프신 나바비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인도의 금 수요를 좌우하는 게 몬순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강우량이 평년보다 적으면 금 수요가 급감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인도 당국이 올해 엘니뇨의 영향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엘니뇨는 세계 곳곳에 예기치 못한 기상 이변을 일으키곤 한다. 이에 따라 작황이 결정된다. 인도 당국은 애초 올해 몬순 강우량이 지난 50년 평균치보다 7% 적을 것으로 예보했다. 그러나 실상은 14%나 적었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엘니뇨가 강하게 나타난 2002년과 2009년 인도의 금 수요는 각각 전년 대비 20% 줄었다. 2010년 다시 많은 비가 내리자 금 수요는 전년보다 74% 늘었다.
세계 최대 금 제련업체인 스위스 소재 발캄비의 마이클 메사리치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수요 감소로 인도의 금 수입량이 100t 감소한 850t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 최대 금 제련업체 MMTC-PAMP 인디아의 라제시 코슬라 대표이사는 "올해 인도의 금 수입 물량이 850t을 넘어서지 못하고 800t대 전반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5년간 인도의 연평균 금 수입량은 875t이다.
일부에서는 강우량이 아니라 점차 주는 금 수요 자체가 문제라고 본다. 지난 9월 인도의 금 수입량은 전월 대비 52% 줄었다. 미국 HSBC증권의 제임스 스틸 원자재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는 "평년을 밑돈 강우량에다 달러 강세로 인도 현지 금값이 올라 수요가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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