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 영욕의 정치인생…DJ와 경쟁자이자 협력관계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22일 서거한 김 전 대통령은 과감한 결단과 뚝심의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대도무문'을 좌우명으로 삼았던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 투쟁에 평생을 헌신해 32년간의 군부통치를 종식시키고 최초의 '문민정부' 시대를 열었다.
김 전 대통령의 민주화에 대한 굳은 신념은 1979년 유신시절 의원직에서 제명되면서 남긴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라는 그의 어록에서 잘 보여준다. 이후 김 전 대통령은 전두환 신군부 정권에 반대해 두 차례 가택연금을 당했고 23일동안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벌이는 등 민주화 투쟁을 이어갔다.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한국 정치사의 큰 축을 형성한 김영삼(YS)ㆍ김대중(DJ)의 '양김 시대'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민주화 투쟁 동지였던 두 사람은 대권 쟁취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1987년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에 실패한 후 두 사람은 20여년 간 반목의 세월을 보냈다. 정계 은퇴 후에도 YS는 보수세력, DJ는 진보세력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그 후 2009년 김 전 대통령은 DJ를 병문안하며 화해를 공식 선언했고, 두 사람의 사이를 "가장 오랜 경쟁관계이자 협력관계"라고 표현했다. DJ 서거 이후에는 두 사람이 민주화 운동 시절 함께 만든 민주화추진협의회 인사들이 만찬 회동을 하는 등 화해의 분위가 조성되기도 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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