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대통령은 1954년 만 26세에 자유당 후보로 출마해 최연소 의원에 등극한 이후 최다선인 9선까지 내리 활동하면서 의회민주주의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75년 여의도시대를 연 국회에서 김 전 대통령은 1979년 헌정사상 최초로 의원직 제명을 당했다. 야당이 본회의장을 막아서자 여당은 다른 곳으로 회의장을 옮겨 제명안을 처리했다. 그때 남긴 유명한 말이 바로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였다.
1985년 신군부의 가택 연금 조치가 풀린 후 야권 인사들과 함께 통합 야당을 만들어 평화적인 정권교체 작업을 시작했다. 1987년 개헌 이후 대선출마를 선언했지만 당시 정치적 라이벌인 김대중 평화민주당 총재와 동시 출마하면서 표가 분산돼 고배를 마셔야 했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빈소에서 "김 전 대통령에 반대하는 사람도 '한번 꼭 도와달라'고 손을 잡으면 전부 그의 사람이 되는 걸 봤다"면서 "포용력이 김 대통령의 장기"라고 말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민주주의가 다시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만들어내고 민주화 운동을 이끄셨던 분이 떠나 무척 아쉽다"고 평가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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