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美, 한국산 세탁기에 반덤핑 관세 '부당'"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미국이 한국산 세탁기에 반덤핑(anti-dumping) 관세를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는 세계무역기구(WTO)의 판정이 나왔다.
19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WTO 분쟁해결기구(DSB)는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반덤핑 조사 과정에서 미국이 '제로잉(zeroing)'과 '표적덤핑(targeted dumping)' 방식을 적용해 덤핑 마진을 계산한 것은 협정 위반이라는 판결을 담은 보고서를 전날(현지시간) 작성했다.
덤핑 마진은 제품의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낮은 경우뿐 아니라 높은 경우에도 반영해 양쪽을 상쇄한 결과로 산정하게 돼 있다. 하지만 미국은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낮은 경우에만 이를 적용, 수출국에 불리하게 계산되는 제로잉 방식을 채택해 왔다.
WTO가 이에 대해 '협정 위반'이란 판정을 내리자, 미국은 수입된 전체 물량이 아닌 특정 시기와 지역에서 판매된 물량에 대해서만 덤핑 마진을 산정하는 표적덤핑에 제로잉을 결합한 방식을 거듭 적용했다.
미국은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한국산 가전제품의 수입량이 늘자 한국산 세탁기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계산 방식을 적용해 왔다.
이에 한국 정부는 2013년 8월 이 같은 조치가 부당하다며 WTO에 제소했고, WTO가 이번 판결을 통해 한국 정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미국이 적용해 온 '표적덤핑+제로잉' 결합 방식이 WTO에서 부당 판결을 받은 것은 이번 한국산 세탁기 건이 처음이다. 이번 WTO 보고서는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세계 각국 언어로 번역돼 내년초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향후 세탁기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다양한 수출 품목에도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WTO의 이번 보고서가 최종 판결이 되기까지는 거쳐야 할 절차가 남았다. 이번 보고서 결과에 미국이 불복해 WTO 상소 절차를 밟는다면 최종 판결이 더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미국이 이 결과를 받아들일 경우, WTO의 권고 내용이 그대로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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