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비정규직법 합의도출 실패…미합의안 국회로(종합)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노사정이 기간제 근로자의 근로기한 연장 등 비정규직 관련 쟁점에 대해 끝내 합의안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대타협 후속논의사항에 포함됐던 비정규직법은 노사정 각자 의견을 바탕으로 국회로 넘어가게 된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17일 오전 노동시장구조개선특위 전체회의를 열고 전문가그룹으로부터 기간제 쟁점과 관련한 논의결과를 보고받았다.

노사정위는 이를 토대로 비정규직법(파견법ㆍ기간제법) 개정에 대한 노사정위 안을 도출하기로 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노사와 전문가의 의견으로 병기해 17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기한 내 진행되지 못한 비정규직 실태조사 결과의 경우 향후 경과를 살펴본 후 특위에 별도보고하기로 했다.

기간제와 관련한 쟁점은 크게 ▲사용기한 연장 ▲계약 갱신횟수 제한 ▲퇴직급여 적용 확대 ▲국민의 생명ㆍ안전 핵심 분야 사용 제한 등 네가지다.

가장 큰 쟁점은 사용기한 연장이다. 정부는 35세 이상 근로자가 스스로 원할경우 사용기한을 현 2년에서 2년 더 연장해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노동계는 이에 반발하며 사용사유 제한을, 경영계는 오히려 사용기한 제한 자체를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그룹은 당사자의 의사가 있을 경우 예외적으로 2년 더 연장하는 것에 동의하는 한편,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합의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대상을 35~54세로 한정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쪼개기 계약'으로 비판받는 비정규직 계약 갱신횟수 제한에 대해 정부는 총 2년 내 최대 3회로 제한할 것을 주장했다. 노동계는 찬성하는 반면, 경영계는 과도한 규제로 반발하는 사안이다. 전문가그룹은 쪼개기 계약으로부터 기간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갱신횟수 제한이 합리적 대안이라고 정부 손을 들어줬다. 또 위반시 과태료 부과방식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퇴직급여 적용 확대와 관련해 전문가그룹은 3개월 이상 근무한 기간제, 파견근로자에 대해서는 퇴직급여를 적용할 타당성이 인정된다고 보고했다. 또 세월호 사고 등을 계기로 안전보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대된 만큼 인명과 관련한 특정업무에 한해 비정규직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고령자ㆍ고소득 전문직ㆍ뿌리 산업으로 파견허용업무를 확대하는 방안, 노조의 차별신청대리권, 차별시정제도 강화 등도 노사정 간 이견이 큰 부분이다. 비정규직 쟁점이 노사정 합의 없이 국회로 넘어가게 되며 여야 간 대립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요구해온 연내 입법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기간제법, 파견법 등을 포함한 노동개혁 5대입법안은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된다.

송위섭 특위 위원장은 “17일 간사회의를 통해 최종 수정해 국회에 보낼 예정”이라며 “비정규직 관련 실태조사는 2주 후에 진행경과를 보고받기로 한 만큼 그 이후에 국회에 전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