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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가는 삼성 화학사…길은 하나, 대응은 달랐다 "'위로금(錢)'보다 '위로'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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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가는 삼성 화학2社 2面
-"우리가 분노하는 이유"vs "우리가 찬성하기까지"
-위로금을 더 받아내려고 반대? 결국 "다친 마음 먼저 봐달라"

▲삼성SDI 사업장 전경

▲삼성SDI 사업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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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삼성그룹 모태기업(구 제일모직)으로서의 자부심만으로, 삼성의 타계열사들보다 낮은 처우를 받으면서도 다녔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매각이 되고 누구 하나 이 상황에 대해 설명이 없었기 때문에 분노하는 거다."

최근 롯데그룹에 매각된 삼성SDI 케미칼 부문의 한 직원은 '롯데로의 매각반대' 성명서를 발표한 것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삼성과 롯데간의 화학사 빅딜에 따라 삼성정밀화학·삼성BP화학·삼성SDI 케미칼 부문(가칭 SDI케미칼)등 3사가 롯데그룹으로 매각된다. 그러나 매각 발표 이후 해당 계열사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정밀화학 노사는 롯데로의 인수를 적극 지지하며 '찬성'을 표한 반면, 삼성SDI케미칼 부문의 직원들은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는 것. 이같은 상반된 행보를 보이는 데에는 '리더십'에서 차이가 있었다.

당일 언론을 통해 자회사의 매각 소식을 접한 것에 대해 삼성SDI케미칼 부문 직원들은 그동안 '삼성' 조직원으로서 가졌던 자긍심이 생채기가 났다. 결국 직원들이 상처받을 것을 알고 미리 '위로'를 건넨 삼성정밀화학은 기존 창조적파트너십을 기조로 '환영 성명서'를 발표했고, 삼성SDI 케미칼 부문 직원들은 '결사반대' 성명서를 내기에 이른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SDI케미칼의 '매각 결사반대'를 놓고 일각에선 "위로금을 제대로 받기 위한 투쟁이 아니냐"며 밥그릇 챙기기 싸움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삼성SDI케미칼 부문 직원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반발하고 있다.
삼성SDI 한 직원은 "상실감이 무척 큰 상황에서 우리를 보듬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며 "우리가 입사할 때 배웠던 삼성의 문화는 이렇지 않았다. 직원에 대한 존중은 어디 간 것인가"라고 분개했다.

또다른 직원 역시 "일부 언론에서 위로금 지급 여부를 놓고 내부 분열이 있다고 하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굴욕감을 느끼고 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정밀화학은 성인희 사장과 이동훈 노조위원장이 앞장서서 빅딜 발표 전부터 직원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해 108시간 이상 난상토론을 거듭했다. 이들은 빅딜이 발표된 지난달 30일 밤 9시에 노조대의원 50여명을 포함한 노사간 임원진이 모여 자정까지 의견을 나눴다. 이어 간부급들도 참석해 새벽 1시30분까지 질긴 토론을 이어갔다. 중간중간 고성이 오갔다. 간혹 '투쟁'을 논하는 이도 있었고 반대발언 수위를 높이자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앞서 한화 빅딜을 보며, 실익을 챙기는 것이 우선이라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삼성정밀화학의 '환영 성명서'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삼성정밀화학 울산 사업장 전경

▲삼성정밀화학 울산 사업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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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건 삼성정밀화학 인사담당 이사는 "진정성이 통했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당시 당혹감과 상실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직원들 모두 한 마음으로 "그래, 한번 가보자"라는 믿음이 형성된 상태"라며 "새로운 곳에서 더 큰 성장가능성을 발견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모두가 의기투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3조원대에 달하는 인수금액 중 2조3000억을 삼성SDI 케미칼 부문의 지분 90%를 사들이는 데에 썼다. 인수대금을 놓고 '무리한 투자'라는 시각도 있지만 역으로 삼성SDI 케미칼이 기업가치를 롯데가 그만큼 높게 보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는 게 업계 평이다. 삼성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정밀화학의 지분 31.5%(삼성 BP화학 지분 49% 포함)는 4650억원 규모로 양도양수계약을 체결했다. 이 역시 시장 컨센서스 대비 20% 이상 프리미엄을 붙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BP화학 울산 사업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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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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