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광산구에는 ‘아파트 발전소’가 있다
"입주민 역량 키워 마을공동체 문화 확산하는 주민자치학교 ‘시동’ "
[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안전이나 회계 같은 공동주택 의무교육이 아니라 입주민과 더불어 살기 위해 공부하고 토론할 수 있어 참 좋았다. 공간 공유, 마을 미디어 같은 구체적인 할 일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서 만든 꿈을 현실화하도록 힘쓰겠다.”
광산구 수완지구 현진에버빌 2차 아파트 구제풍 입주자대표회장의 포부다. 구 회장이 언급한 ‘여기’는 광산 아파트 발전소다.
광산 아파트발전소는 입주자대표회장, 관리사무소장 등 공동주택 핵심 주체들의 역량을 키워 마을공동체 문화를 아파트에 뿌리내리기 위해 광산구가 마련한 주민 자치대학.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에너지가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의미에서 ‘발전소’라고 이름 붙였다.
광주 광산구가 제1기 광산 아파트발전소를 11일 마무리했다. 1기는 광산 지역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160여 명 중심으로 지난 달 23일부터 이날까지 세 차례 강좌를 열었다.
각 강좌는 독립적인 주제로 구성했지만, 종합적으로는 수강 주민들이 아파트를 마을공동체로 바꾸는 '마중물‘역할을 하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강좌별 주제는 ▲아파트 마을자치로 지역과 대한민국을 바꾸다(1강) ▲아파트 마을공동체의 오늘을 공유하다(2강) ▲행복한 아파트 마을공동체의 미래를 상상하다(3강)이다.
현장에서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며 해당 분야에서 최고의 성과를 이룬 전국의 아파트 활동가들이 각 강좌에 총출동했다. 아파트 공동체 협동조합을 만들어 입주민 전체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변영수 서울 중계3차청구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경비원 고용보장과 에너지 절약으로 지하주차장 조명등을 LED로 교체한 심재철 서울 석관두산아파트 전 입주자대표회장, 남철관(사)나눔과미래 사무국장,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등이 현실적인 강의와 토론으로 수강생들의 가슴에서 열정을 이끌어냈다.
3강이 열리는 날이자 종강식이 열린 지난 11일. 수강생들은 각자 생각한 아파트공동체의 미래상과 자신들의 다짐을 밝혔다. 이웃과 교류하고 친하게 지내며 만든 공동체의 따뜻함으로 아파트의 개별적이고 고립된 삶의 부작용을 극복하겠다는 것.
광산구는 1기 수료 주민을 중심으로 2기와 3기 등 내년에도 지속적인 과정을 운영해 아파트공동체 핵심 활동가를 양성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권역별, 아파트 관심사별, 소규모 또는 임대아파트 등 세분해 아파트공동체 강좌를 정밀하게 운영하기로 했다.
돈이 만들어놓은 공간(아파트)을 사람을 위한 공간으로, 사람이 주인되는 자치공간으로, 사적 욕망 대신 모두에게 이로운 공공성 확정의 터전으로 만드는 것. 이것이 광산구가 지향하는 아파트공동체 목표다.
광산구의 아파트 거주율은 83.5%로 대한민국 최고 수준이다. 이웃이 서로 보살피던 옛 마을공동체 문화가 아파트에 뿌리내리면 지역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변한다는 것이 광산구의 판단이다. 광산구가 의욕적으로 아파트공동체 운동을 지원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아파트공동체는 민선5기와 6기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이다”며 “주민이 주도하고 성과를 만들어야 지속가능하기 때문에 관이 주도하지 않고 입주민들의 공동체 활동을 철저하게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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