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징역 3년 선고한 원심 파기…“특별사면 받아 형 선고할 수 없어”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쿠데타’를 모의했다는 의심을 산 뒤 권력의 탄압을 받았던 윤필용 전 수도경비사령관이 42년만에 자신에게 덧씌워진 혐의 대부분을 벗었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조희대)는 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윤필용 전 사령관에게 징역 3년, 추징금 8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형을 선고하지 않은 채 판결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윤필용 사건’은 한국 현대사의 대표적인 권력 스캔들 중 하나로 거론되는 사건이다. 윤씨는 국가재건최고회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박정희 정부의 군내 실세로 평가받던 인물이다.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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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는 1972년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과 함께한 만찬 자리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노쇠했으니 후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쿠데타를 모의했다는 의심을 샀다.

윤씨와 그를 따르던 참모들은 다양한 혐의로 처벌 대상이 됐다. 윤씨는 업무상횡령, 기부금품모집금지법위반, 뇌물수수, 수뢰, 알선수뢰, 경제의안정과 성장에 관한 긴급명령 위반 등의 혐의를 받아 1973년 8월 징역 12년을 확정받았다.


육군 이등병으로 강등된 윤씨는 형 집행정지로 석방됐다가 1980년 2월 형 언도의 효력을 상실하게 하는 특별사면을 받았다. 윤씨는 2010년 7월 세상을 떠났고 그의 아들이 재심을 청구했다.


서울고법은 2012년 2월 재심 판결에서 윤씨를 둘러싼 대부분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윤씨가 1972년 수도경비사령관 시절 공사 업자로부터 뇌물 80만원을 받은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3년, 추징금 8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윤씨를 둘러싼 대부분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고, 80만원 뇌물수수 혐의는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뇌물수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3년에 추징금 8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단은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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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소송기록과 증거를 토대로 직접 판결했다. 대법원은 “선고의 효력을 상실하게 하는 특별사면을 받았으므로 이 사건 범죄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해 다시 형을 선고하게 되면 이는 이익재심과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에 반하게 되므로 피고인에 대해 따로 형을 선고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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