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화학에서 바이오까지"…화학사들의 변신은 무죄?
롯데, 정밀화학 진출 이어
LG화학, 바이오사업 인수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국내 화학기업들이 잇따라 신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LG화학은 국내 최대 농자재 업체인 동부팜한농의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다. LG화학이 동부팜한농을 최종 인수하면 기존 석유화학과 전지사업 외에 '바이오'라는 새로운 사업 분야에 진출하게 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말 삼성과의 빅딜을 통해 정밀화학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새로운 사업에 나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6일 진행된 동부팜한농 인수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9월 LG화학과 함께 예비입찰에 참가했던 CJ제일제당은 "동부팜한농 예비입찰에 참여했으나 실사 및 검토결과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단독 입찰인 만큼 LG화학의 동부팜한농 인수가 유력한 상황이다.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는 LG화학이 써낸 가격과 조건 등을 검토한 뒤 다음주 중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여부를 결정한다.
농부팜한농은 작물보호제(농약), 비료, 친환경농자재, 종자 등을 생산하는 농자재 회사다. 지난해 매출액 7127억원, 영업이익 142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스틱인베스트먼트, 큐캐피탈파트너스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 50.1%의 지분을 갖고 있고, 동부그룹 관계인들이 나머지 49.9%를 소유하고 있다. 동부팜한농은 동부그룹의 재무구조 악화로 FI들의 투자금(원금 3000억원)을 못 갚게 되자 지난해 4월 매물로 나왔다. 이번 매각 대상 지분율은 100%이며, 입찰금액은 특정 사업부문을 넣느냐, 빼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시장에서 추정하는 매각 가격은 4000억~7000억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동부팜한농 인수를 통해 미국 듀폰 같은 종합 화학회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LG화학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동부팜한농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해외사업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LG화학은 현재 석유화학(기초소재), 정보전자소재, 전지사업 등 3개 사업을 주축으로 하고 있는데, 동부팜한농을 인수하게 되면 석유화학-정보전자-전지-바이오 등 4대 사업군을 보유하게 된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말 삼성과의 빅딜을 통해 삼성SDI 케미칼 사업 부문과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등 3개사를 인수하면서 정밀화학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삼성정밀화학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 분야는 메셀로스, 애니코트 등 고부가가치 정밀화학 제품과 태양전지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 사업 등 첨단 소재 분야로 기존 롯데케미칼이 보유하고 있는 사업군과는 전혀 다른 분야다.
이처럼 국내 화학기업들이 잇따라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주력인 석유화학사업이 국제유가 변동에 크게 좌우되는 데다 중국발(發) 공급 과잉으로 사업 여건이 갈수록 열악해지자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위기극복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임지수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바스프, 듀폰, 바이엘 등 글로벌 화학사들도 스페셜티 화학이나 생명과학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화학기업들이 산업의 성장성 저하와 차별화 영역 축소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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