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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공화국]"비쌀수록 좋아"…끝 모르는 '베블렌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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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명품족, 가격 오를수록 선호추세 뚜렷
샤넬 가격 올라도 없어서 못팔아
'고가품 끝판왕' 럭셔리카도 매년 급성장세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미국의 사회·경제학자 베블렌(Veblen)은 값이 오를 때 과시적 소비행위 때문에 그 수요가 오히려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베블렌 효과'다. 허영심이 수요를 만들고, 그 수요가 가격을 올리고, 높아진 가격은 허영심의 필요충분조건이 된다.
불황이라고들 하지만 '사치품'의 인기가 어느때보다 뜨겁다. 700만원을 웃도는 샤넬의 인기 핸드백은 없어서 못팔고, 하룻밤 숙박료가 50만원을 웃도는 럭셔리 호텔 브랜드가 처음으로 국내에 진출해 서울 광화문 중심가에 오픈했다. 올해 상반기 벤틀리, 롤스로이드 같은 럭셔리카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36%, 68% 늘며 급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유명 핸드백 브랜드나 고급 패딩 재킷 브랜드들은 한국에서만 '한정판' 제품을 내놓을 정도로 한국의 명품족은 글로벌 브랜드들의 VIP가 돼 가는 추세다.

대표 럭셔리 브랜드인 샤넬의 행보가 대표적이다. 샤넬의 2.55 빈티지, 그랜드샤핑, 보이백 등 인기 핸드백은 이달 초 최대 7% 가격을 인상했다. 올해 3월 시끌벅적하게 20% 가격인하를 단행한 지 8개월도 채 안돼서다. 국내 브랜드였다면 엄두도 못낼 만큼 값이 춤을 춘다. 한 술 더 떠서, 샤넬은 매년 1, 2회는 가격을 조정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가격을 올릴지 내릴지, 그 시기가 언제가 될 지는 본사의 뜻에 달려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된 인기 핸드백 모델은 현재 국내 매장에서 대부분 품절상태다. 제품 구매를 위한 별도의 예약서비스도 제공하지 않고 있어, 가방 구매를 위해서는 수시로 매장에 전화를 하거나 방문해야 할 정도다. 인터넷에서는 재고가 있는 매장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루이뷔통이나 에르메스도 마찬가지다. 이들 브랜드는 매년 가격을 인상하지만, 고객은 끊임없임 몰린다. 역시 인기 제품은 예약해도 구하기 어렵다.
한국인들만을 위한 특별한 제품을 내놓는 명품 브랜드들도 다수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 겐조는 한국사람들이 선호하는 쇼퍼백 모양의 플라잉 겐조 로고 쇼퍼백을 내놨다. 한국 단독 판매를 기념해 럭키박스를 선물하는 별도의 이벤트도 진행했다. 펜디 역시 '코리아 피카부 프로젝트'를 마련하고, 단 하나뿐인 특별한 피카부 백을 선보였다. '피카부 백'은 2009년에 탄생한 제품으로 대조적인 소재와 텍스처로 오랜 기간 인기를 끌어온 펜디의 시그니처 백으로 꼽힌다. 독일 명품 브랜드 아이그너에서는 50주년을 맞이해 시그니처 백인 시빌백 디자인에 서울을 모티브로 한 서울 에디션을 출시했다. 가방 안감에 고유 번호와 해당 도시 이름이 새겨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한 3가지 전략은 '비싸게 팔고, 비싸게 팔고, 또 비싸게 팔아라'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면서 "대한민국 소비시장이 장기 불황을 겪고 있지만, 럭셔리 시장은 별개의 시장이라고 봐야된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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